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이제 더 이상 두산에게 외국인타자는 골칫거리가 아닌 듯하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가 시즌 초반 선구안와 집중력을 앞세워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의 새 외국인타자 페르난데스가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시범경기서 7경기 타율 .167(18타수 3안타)에 그쳤지만 말 그대로 시범일 뿐이었다. “시즌이 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 페르난데스는 지난달 31일까지 8경기 타율 .393(28타수 11안타) 6타점 OPS .914로 활약하며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아직 홈런이 없지만 8경기 중 5경기서 멀티히트를 때려냈고, 타율, 안타, 득점(7점) 모두 외국인타자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클러치 능력이다. 페르난데스는 마이너리그 시절 775타석에서 불과 68개의 삼진을 당하며 선구안을 뽐낸 바 있다. 그리고 그 능력을 변화구가 다양한 KBO리그에서도 발휘, 적응에 성공한 모습이다.
페르난데스는 33타석 중 삼진이 2개에 불과한 반면 볼넷은 5개를 얻어냈다. 출루율(.485)이 리그 5위이자 외국인타자 1위다. 유인구에 좀처럼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공을 기다렸다가 친다. 그렇지 않으면 볼넷으로 출루하면 된다. 페르난데스는 풀카운트를 맞이한 5타석에서 100%의 출루를 기록했다. 4번타자 김재환은 “확실히 앞에서 출루를 많이 해주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득점권에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페르난데스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625(9타석 8타수 5안타 1볼넷)로 노수광(SK)에 이은 리그 2위. 3월 26일 잠실 키움전 밀어내기 볼넷, 29일 대구 삼성전 9회 결승타 등이 기억에 남는다. 시즌 초반 국내 선수들의 페이스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모처럼 두산이 외국인타자의 덕을 보며 승수를 쌓았다.
아직 장타가 부족한 게 흠이지만 3번째 경기부터 꾸준히 2번에 배치돼 최근 트렌드인 '강한 2번타자'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 중이다. 김태형 감독은 “꾸준한 기본 데이터가 있는 선수다. 공격적이면서도 신중하게 잘해주고 있다”고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지금의 페이스라면 첫 홈런이 나올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젠 고민거리보다 해결사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두산의 외인타자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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