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다. 양의지(NC)가 지난해까지 함께 호흡을 맞춘 이용찬(두산)을 괴롭히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양의지가 NC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두산을 만났다. 2010년부터 무려 9시즌 동안 두산의 주전 포수를 맡았던 양의지는 지난 겨울 4년 총액 125억원에 새 삶을 택했다. 올 시즌 NC에서도 10경기 타율 .353 4홈런 8타점의 활약을 펼쳤고, 개막 후 12경기 만에 친정팀 두산을 만났다.
경기에 앞서 만난 양의지는 “경기는 똑같겠지만 팬들에게 인사할 때 기분이 묘할 것 같다. 팬들에게 정중하게 인사할 생각”이라고 첫 타석 계획을 밝히며 “두산 타자들이 다들 잘 치고 능력이 좋다. 그들이 나를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머리가 아플 것 같다”고 엄살 아닌 엄살을 부렸다.
양의지의 첫 타석은 1-0으로 앞선 2회초에 찾아왔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헬멧을 벗고 1루와 중앙, 그리고 두산 수비진이 있는 그라운드를 향해 차례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2006년 프로 입단 후 줄곧 함께 했던 팬들과 동료들을 향한 예우를 표했다.
그러나 이런 따뜻한 마음과 달리 방망이는 차가웠다. 지난해 함께 15승을 합작한 이용찬을 상대로 우측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2루타를 날린 것. 이후 모창민의 적시타 때 이를 악물고 홈까지 뛰며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5-0으로 앞선 3회에는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는 이용찬과 무려 12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이용찬의 84구 4회 강판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후 2루수 뜬공을 기록한 양의지는 대수비 정범모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수비에서도 양의지의 존재감은 빛났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 2이닝 8실점으로 흔들렸던 드류 루친스키의 7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이끌며 공수에서 모두 팀 승리에 공헌했다.
당초 "야유가 나올 것 같다"는 우려도 우려에 그쳤다. 두산 팬들은 양의지 타석 때 야유가 아닌 박수를 보내며 새 출발을 응원했다.
[양의지.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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