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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속도와 변칙. 전자랜드가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서 LG를 압살했다. 구단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보인다.
LG는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렀다. 이후 이틀 쉬고 곧바로 전자랜드와 4강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 LG의 아킬레스건이다. 가뜩이나 LG는 주전의존도가 높다. 특히 조성민과 강병현, 제임스 메이스의 나이가 적지 않다.
당연히 전자랜드는 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 실제 1차전서 박찬희, 기디 팟츠가 주도하는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국내선수들의 외곽 옵션, 골밑의 찰스 로드 옵션을 적절히 활용, 간단하게 첫 승을 챙겼다.
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 1차전과 마찬가지로 활동량에서 확실히 차이가 났다. 전자랜드가 완충된 배터리라면, LG는 방전 직전의 위태로운 배터리였다. LG 제임스 메이스는 골밑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곽에서 겉돌았다. 스크린을 거의 서지 않으면서, 김시래와 김종규, 김시래와 메이스 위주의 단순한 골밑 옵션으로 일관했다. 그나마 메이스 특유의 '우겨넣기'도 여의치 않았다.
전자랜드가 리바운드의 우위를 바탕으로, 박찬희 위주의 날카로운 트랜지션 게임을 선보였다. 로드의 적극적인 속공 가담이 돋보였고, 박찬희의 날카로운 패스센스가 수 차례 번뜩였다. 조성민의 수비부담을 간파, 차바위의 컷인 공격을 보는 노련함도 과시했다.
세트오펜스에선 단연 찰스 로드가 돋보였다. 로드는 외곽 공격비중을 약간 늘렸다. 메이스를 외곽으로 끄집어내 수비 부담을 주기 위한 전략. 실제 메이스는 스크린 대처가 전혀 되지 않았다. 로드의 외곽포가 잇따라 림을 통과하며 스코어가 벌어졌다.
2쿼터. 기디 팟츠의 시간이었다. 날카로운 돌파와 사이드슛, 수비수를 스탭백으로 속이고 던진 3점포는 일품이었다. 박찬희, 로드, 팟츠의 빠른 트랜지션을 앞세워 순식간에 15점차 내외로 달아났다. LG는 주전들의 체력 부담이 컸으나 다른 옵션은 없었다.
전자랜드가 현 시점에서 거의 유일하게 부담스러운 옵션이 조쉬 그레이다. 박찬희나 팟츠가 미스매치 공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박찬희도 자신보다 작고 빠른 그레이를 잡는 게 쉽지 않다. LG는 2쿼터 중반 그레이의 1대1 공격으로 활로를 뚫었다. 순간 스피드와 긴 체공시간을 앞세워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날카로운 드라이브 인을 수 차례 선보였다.
2쿼터 종료 49.7초전. 팟츠가 공을 놓친 뒤 수비에 가담하는 과정에서 다른 선수의 발을 밟고 내려오면서 발목을 살짝 다쳤다. 3쿼터 초반 투입됐지만, 유도훈 감독은 이내 기용하지 않았다. 주도권을 가진 상황서,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실제 전자랜드는 3쿼터를 잘 버텨냈다. LG 개개인의 수비 약점을 활용, 코트를 넓게 쓰며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주도권을 유지했다.
LG 현주엽 감독은 "1차전과 비교해 수비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2~3쿼터에 지역방어를 섞었는데, 오히려 공격리바운드를 자주 허용하는 약점이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
결국 10점차 내외로 4쿼터 승부처에 돌입했다. 유 감독은 4쿼터 시작과 함께 팟츠를 넣었다. 로드를 승부처에 대비, 아껴뒀다. 대신 이대헌에게 메이스 수비를 맡겼다. 그리고 박찬희를 빼고 클러치능력이 좋은 김낙현에게 경기운영을 맡겼다. 일종의 변칙라인업.
그런데 시작과 함께 이대헌이 메이스를 상대로 포스트업에 성공했다. 정효근도 조성민의 미스매치를 활용, 잇따라 1대1로 점수를 만들었다. LG가 스위치를 하자 이대헌도 조성민을 상대로 미스매치 공격에 성공했다. 전자랜드는 공격템포와 수비, 멤버 운용의 폭에서 변화무쌍했다.
LG는 주축들에게 의존한 경기운영을 하면서, 체력부담과 함께 파울부담도 늘었다. 4쿼터 초반 조성민과 김시래가 잇따라 5반칙 퇴장하면서 흐름이 완벽히 끊겼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했다. 이후 전자랜드는 자유자재로 템포를 조절하고, 폭넓은 선수기용으로 여유 있게 경기를 끝냈다. 111-86 대승. 이제 1승만 더하면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한다. 반면 LG는 큰 변화 없이 1~2차전을 치르다 벼랑 끝에 몰렸다.
[전자랜드 선수들(위), LG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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