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병호가 3번 타순에 연착륙했다.
키움 간판타자 박병호가 13타석 연속출루를 달성, 역대 KBO 최다연속출루 타이기록을 세웠다. 박병호는 6일 광주 KIA전 두 번째 타석 볼넷을 시작으로 고의사구, 볼넷, 우전안타를 잇따라 기록했다.
그리고 9일 고척 KT전 첫 타석부터 세 번째 타석까지 잇따라 볼넷을 얻어냈다. 이후 우중간 2루타와 볼넷을 추가했다. 그리고 10일 고척 KT전서 볼넷, 좌월 솔로홈런, 사구, 볼넷을 각각 기록했다.
박병호가 11일 고척 KT전 첫 타석에서 KT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출루할 경우 2003년 이호준(당시 SK), 2007년 제이콥 크루즈(당시 한화), 2014년 정훈(롯데)을 넘어 14타석 연속출루로 KBO 신기록을 세운다.
알칸타라와 한 번도 상대해보지 못한 변수는 있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2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92. 만만치 않은 투수다. 그러나 박병호 역시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는 좋다. 타율 0.349 3홈런 10타점 14득점 OPS 1.176. 허리 통증으로 2~3일 창원 NC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현재 컨디션은 정상이다.
그렇다면 13타석 연속출루는 무슨 의미를 지닐까. 3번 타순에 연착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봐야 한다. 올 시즌 박병호는 익숙한 4번 타순에서 벗어났다. 장정석 감독은 내심 박병호가 2번 타순에 자리잡길 바랐다. 팀 내 최고의 강타자가 한 번이라도 타석을 더 소화해야 팀 공격력이 극대화된다고 믿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수년 전부터 대세로 자리잡은 '강한 2번타자론.'
장 감독은 시범경기서 박병호를 2~4번 타자로 두루 기용, 타순 변화효과를 테스트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 후 2번 타자로는 단 1경기에도 내보내지 않았다. 박병호는 올 시즌 단 2경기에 4번 타자로 나섰고, 나머지 경기에는 모두 3번 타자로 출전했다.
장 감독은 박병호가 2번이든 3번이든 예전 4번타자 시절처럼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타격하길 원했다. 그러나 박병호가 2번 타순에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간파한 뒤 3번 타순에 사실상 고정시켰다.
3번 타순에서도 초반에는 썩 좋지 않았다. 3월 23~24일 롯데와의 개막 2연전서 9타수 5안타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다음 4경기서 15타수 2안타로 주춤했다. 그러자 장 감독은 "안 맞길래 다시 4번에 넣어봤다"라고 말했다.
4일 창원 NC전서 3번 타자로 돌아왔다. 5~6일 KIA와의 광주원정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13타석 중 10타석에서 사사구를 골라냈다. 그리고 중간중간 장타와 홈런을 뽑아내며 박병호 특유의 장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몸쪽 공략을 좀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왼발을 약간 열어놓고 타격하는 폼에도 적응한 듯하다.
즉, 박병호가 3번 타순에서 상대의 극심한 견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장 감독이 원하는 역할까지 적절히 수행하고 있다. 앞뒤를 감싸는 김하성, 서건창, 제리 샌즈와의 시너지도 나오기 시작했다.
박병호가 3번 타순에 연착륙하면서 키움 공격력도 탄력 받았다. 13타석 연속 출루는 키움과 박병호에게 기분 좋은 결과다. 박병호가 내친김에 KBO 새 역사에 도전한다.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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