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KIA 대졸신인 양승철(27)이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양승철은 진흥고-원광대를 나와 2019 KIA 2차 4라운드 40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지명이었다. 양승철은 1992년생으로 대졸 신인이지만 나이가 많다. 대학 시절 야구를 그만 둘까 고민했지만 병역을 먼저 해결하고 야구공을 다시 잡았다.
힘겹게 프로 유니폼을 입은 양승철은 대만 2군 스프링캠프서 구슬땀을 흘리며 1군 마운드를 상상했다. 퓨처스리그 2경기(10이닝)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실전 감각을 쌓았고, 전날 마침내 김기태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망의 1군 엔트리 진입을 이뤄냈다.
양승철은 1-4로 뒤진 7회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첫 1군 마운드를 밟았다. 데뷔전이었지만 씩씩했다. 7회 공 7개로 고종욱-최항-김성현을 범타 처리한 뒤 8회 1사 후 한동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정의윤, 제이미 로맥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9회초 한승택의 역전 만루포가 터지며 구원승 요건을 채웠고, 9회말 1사 1루서 임기준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2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프로 첫 승을 맛봤다.
경기 후 만난 양승철의 첫 마디는 “얼떨떨하다”였다. 그는 “9회 찬스에서 역전을 하면 첫 승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승택의 홈런이 나와 기뻤다”며 “프로 마운드에 서는 게 꿈이었다. 기쁘다”고 재차 기쁨을 강조했다.
데뷔전이지만 떨리지 않았다. 양승철은 “몸 풀 때는 긴장됐지만 막상 마운드에 올라와 팬들의 응원을 들으니 괜찮았다. 못 던져도 후회 없이 던지자는 생각이었다. 나가서 최선을 다했는데 운 좋게 동료들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다”고 말했다.
양승철은 첫 승과 함께 가족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전날(12일) 외조부상을 당해 더욱 가족이 생각났다. 양승철은 “부모님을 포함해 가족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 어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많이 도와주신 것 같다. 동생도 많이 좋아할 것 같다”고 했다. 동생은 지난 2018년 한화에 지명된 투수 양경민이다.
출발이 좋은 양승철이다. 프로에서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투수가 부지기수지만 데뷔전부터 첫 승이 찾아왔다. 그는 “최대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승철은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원대한 꿈도 공개했다. 그는 “동생과 함께 선발 맞대결을 펼쳐 1-0 완투승 혹은 완투패의 승부를 펼치고 싶다. 누가 이기는 건 중요치 않다. 아마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실 것 같다”고 미래를 그렸다.
[양승철. 사진 = 인천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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