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모든 여정은 끝이 있다. 2008년 ‘아이언맨’부터 시작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2019년 ‘어벤져스;엔드게임’에 이르러 인피니티 서사의 장엄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마블 특유의 유머가 전편에 흐르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충격이 휘몰아치고 심장이 뛰는 전율의 클라이막스를 거쳐 가슴이 저릿한 감동의 대단원이 강물처럼 흐른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동굴 밖으로 나오며 펼쳐진 대장정의 마무리는 오래도록 진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인피니티 워’에서 우주 최강 빌런 타노스(조시 브롤린)에게 패배한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등은 양자영역에 갇혔다가 돌아온 앤트맨(폴 러드)의 도움을 얻어 복수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한다. 각각 팀을 나눠 미션을 완수하는 도중에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린 생존 히어로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뒤에 “모든 것을 건” 마지막 전투에 나선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유머’이다. 어둡고 무거운 DC와 달리, 가볍고 밝은 톤의 분위기는 히어로의 친근감을 더해주며 오랜 생명력을 유지했다. ‘엔드게임’에서도 이전과는 다르게 등장하는 일부 캐릭터들의 모습이 그 자체로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전작 ‘인피니티 워’가 워낙 비극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엔드게임’의 전반부를 유머러스한 터치로 매만진 것은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캡틴 마블’까지 지난 21편의 영화를 촘촘하게 연결한 플롯 역시 뛰어나다. 러닝타임이 왜 3시간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루소 형제 감독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방대한 이야기를 능수능란한 템포로 풀어냈다 ‘하이스트 무비’ 장르를 바탕으로 각 캐릭터들의 과거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낸 솜씨가 시종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충격적 상황을 발생시켜 관객의 몰입도를 최대한 끌어 올린다.
트레일러에서 예고됐듯이, 생존 히어로들과 타노스의 재결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고의 명장면이다. 각 히어로들이 자신의 능력치를 최고조로 발휘하면서 어벤져스답게 서로 팀웍을 이뤄가며 벌이는 액션 시퀀스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히어로들의 전투능력이 하나 둘씩 드러날 때마다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당신이 마블영화에서 원했던 최상의 액션신이 여기 모두 들어있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의 핵심적 정서는 ‘가족애’이다.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가슴 아픈 이별을 겪어야 했던 히어로들이 어떤 선택을 할 때, 관객의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누군가는 길을 떠나고, 누군가는 뒤를 잇는다. 세대교체는 마블 페이즈4의 미래를 밝힌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
우리는 마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진 = 디즈니]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