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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더라."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두산 외야수 박건우가 그라운드에서 통역을 대동하고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뭔가 질문을 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진지하게 대화를 했다. 김태형 감독이 곧바로 박건우를 불러 장난스럽게 팔짱을 끼며 "무슨 얘기했어?"라고 물었다.
박건우는 "페르난데스가 정말 잘하고 있으니까 어떻게 치는지 물어봤다. 최고의 무대(메이저리그)에도 있었고, 어떤 마인드를 갖고 경기에 임하는지도 궁금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페르난데스는 박건우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박건우에 따르면, 페르난데스는 자신에게 "투수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투수보다 네가 위라고 생각하고 타격을 하라. 그냥 XX라"고 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타석에서 타자의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박건우는 올 시즌 26경기서 타율 0.320 3홈런 19타점 21득점으로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런 박건우보다 시즌 초반 더 잘나가는 선수가 페르난데스다. 페르난데스는 26경기서 100타수 43안타 타율 0.430 5홈런 23타점 22득점 장타율 0.660, 출루율 0.496 득점권타율 0.435다.
타율, 득점, 출루율 1위, 장타율 2위, 타점 3위, 홈런 공동 6위 등 타격 전 부문에서 리그 최상위급 성적이다.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외국인타자 최고 성적이다. 두산은 김 감독 부임 후 잘 나갔지만, 닉 에반스 정도를 제외하면 외국인타자 농사에서 전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입단 초기에는 페르난데스가 두산 선수들에게 뭔가 물어봤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젠 잘 나가는 국내선수들도 페르난데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 정도로 존재감이 엄청나다. 두산 관계자는 "예전에도 김재환이 잘 칠 때 국내선수들이 물어보고 그랬다"라고 돌아봤다. 선수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좋다.
김태형 감독은 "페르난데스는 모든 공에 타이밍을 잘 맞춘다. 정말 잘해주고 있다. 뭘 해도 예뻐 보인다. 심지어 머리 스타일까지 좋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왼쪽), 박건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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