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막돼먹었던 영애가 철이 들었다. 그럼에도 여느 때처럼 고군분투 삶을 위해 에너지를 뿜어냈고, 그렇게 더 막강해진 영애가 됐다.
26일 밤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불금시리즈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7'(이하 '막영애17')최종회에서는 헌이의 돌잔치 날까지도 일에 허덕이는 영애(김현숙)의 모습이 그려졌다. '라테파파' 승준은 이러한 영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영애에겐 헌이를 향한 사랑 만큼 일도 중요했다.
급기야 영애는 돌잔치 당일, 제주로 출장을 떠났다. 재화(김재화)의 막걸리 팝업매장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기로 한 것. 재화는 영애의 능력을 크게 만족해하며 자신의 회사로 스카우트하려 했고, 영애는 "회사의 지분을 주겠다"는 재화의 말에 고민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서울로 향하던 비행기가 난기류를 맞아 위기에 처했고 영애는 승준과 헌이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폭발시켰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영애는 재화의 제안을 거절하고 여전히 낙원사와 일을 하고 있었지만 이전보다 더욱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었다. 마침내 헌이의 입에서 나온 "엄마" 소리는 영애를 웃음 짓게 만들었다.
올해로 12년째 방영된 '막영애17'은 낙원사로 컴백한 워킹맘 영애의 파란만장한 오피스 라이프와 육아휴직을 선언한 승준의 육아활투극으로, 마침내 주인공 영애의 러브라인이 사라진 최초의 시즌이다. 대신 더 '짠내' 가득한 워킹맘의 나날이 열렸다.
막 나가는 행동과 표정을 서슴지 않던 영애가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이전과는 다르게 처절해졌다. '맘'이 되면서 놓게 된 일을 향한 갈망,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위한 고군분투,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까지 일어나는 디테일한 갈등들은 애잔함까지 유발했다. 칭얼대는 '사랑꾼'에 머물렀던 작은 사장 승준 또한 남편이자, 아빠로서 육아일기를 새롭게 써내며 어엿한 가장이 됐다.
영애는 이 과정에서 인생 2막을 여는 성장을 거듭하며 시청자들과 호흡했다. 영애의 노처녀 시절부터 함께 성장한 시청자들은 영애가 그리는 보통의 삶에 집중했다. 공감을 넘어 약간의 수치심까지 동반했던 미혼 직장인 영애의 시절이 결혼과 육아라는 소재로 전환되면서 '우리네 이야기'라는 현실밀착형 공감으로 진화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단순 소재 이용에 그치는 것이 아닌, 고충의 면면을 살피며 예민하게 포착하는 노력을 기한 제작진의 섬세함이 빛을 발한 셈이다. 영애가 가진 본질을 지키는 데에 있어서도 충실했다.
이 가운데에서, 웃음 코드들 또한 적절히 배치됐다. 김현숙, 이승준을 비롯해 정보석, 라미란, 이규한, 정지순, 김혁규, 윤서현, 정다혜, 리지(박수아), 김정하, 송민형, 연제형 등 뚜렷한 캐릭터성과 다채로운 개성을 가진 주·조연군단들은 재미를 톡톡히 책임졌다.
공감을 동반한 B급코미디라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데에 성공한 '막영애17'은 12부작이라는 짧은 회차로 막을 내렸지만, 더 나은 시리즈 리부트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사진 = tvN 방송화면,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