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연승을 안 하니 오히려 관리가 되는 측면이 있네요."
감독들은 3연전서 3패를 당하지 않는 걸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그 다음이 2승1패 위닝시리즈다. 당연히 3연전을 모두 잡는 스윕을 하면 가장 좋지만, 2승1패만 해도 만족하고 다음 3연전 준비에 들어간다.
현실적으로 144경기를 모두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3연전 스윕패만 하지 않으면 최소한 팀 분위기는 떨어지지 않는다. 꾸준히 위닝시리즈를 할 수 있는 전력이면, 어쩌다 1승2패를 해도 큰 데미지가 없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심지어 몇몇 관계자는 "3승보다 2승1패가 좋다"라고 말한다. 3승을 하면 그만큼 마운드 전력, 특히 불펜 필승계투조를 3일 연속 풀가동해 만들어내는 경우가 생긴다.(물론 아닐 때도 있다) 그럴 경우 다음 3연전서 마운드 운용에 과부하가 걸려 연패로 이어지거나 팀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흐름으로 이어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2승1패를 하면, 그리고 그 1패를 당할 때 필승계투조를 적절히 아끼면, 팀 전체적으로 마운드 운용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고, 주축 선수들이 적절히 에너지를 나눠 활용하면서 장기적으로 꾸준히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경험을 통해 얻은 지도자들의 결론이다.
키움의 최근 행보가 딱 그렇다. 4월 9~11일 KT와의 홈 3연전부터 4월30일~5월 2일 SK와의 원정 3연전까지 7차례 연속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그것도 약속이나 한 듯 2승1패였다. 1승2패, 3패는 물론 3승도 없었다.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탄탄하다. 막강한 타선에 외국인 투수들과 영건 선발투수들의 조화, 극강의 마무리 조상우까지. 상대적으로 중간계투가 약하다. 그러나 선발진과 타선이 적절히 커버하며 순항한다. 5위지만, 선두권과 큰 격차가 없다.
장정석 감독도 3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연속 위닝시리즈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데, 선수들이 버릇처럼 대단히 잘해내고 있다. 결국 좋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특히 장 감독이 짚은 핵심은 조상우다. 올 시즌 14경기서 1승13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 15⅓이닝을 소화하면서 10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적시타 허용은 없었다.
그런데 장 감독은 "연승을 하지 않아서 오히려 조상우가 관리가 잘 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7연속 위닝시리즈 기간 스윕승은 단 한 번도 없었다. 7연속 위닝시리즈의 첫 네 차례는 약속이나 한 듯 2승 후 1패였다. 23일 고척 두산전 패배 후 24~25일 고척 두산전, 26일 고척 KIA전까지 3연승 한 차례가 최다연승.
3연승 기간 조상우는 25일 두산전 등판이 전부였다. 24일, 26일에는 5점, 4점차로 각각 승리하면서 조상우가 굳이 마운드에 올라올 이유가 없었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 장 감독은 이런 식으로 조상우를 철저히 관리한다. 시즌 초반 3연속 세이브 상황도 있었으나 관리를 이유로 다른 불펜투수를 대신 내세우기도 했다.
2승1패의 반복으로 조상우도 3연투할 일이 없었다. 이틀 연투만 네 차례 있었다. 만약 3연전 스윕이 가능할 때, 마지막 경기서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면 어쩔 수 없이 조상우가 등판할 수도 있었다. 장 감독 역시 "3연투도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어쨌든 팀이 긴 연승 없이 꾸준히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내면서 조상우의 피로도 관리도 용이했다.
반대로 조상우가 7연속 위닝시리즈를 이끈 것도 사실이다. 4월 9~10일 고척 KT전, 12~13일 고척 한화전, 16~17일 포항 삼성전서 꼬박꼬박 세이브를 따내지 못했다면 키움의 7연속 위닝시리즈는 애당초 불가능했다.
결국 키움과 조상우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다. 서로 피로도를 최소화하면서 장기레이스를 소화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키움과 조상우의 페이스가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키움은 3~5일 삼성과의 주말 3연전서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조상우의 등판은 없었다. 2일 인천 SK전 등판 이후 이틀간 잘 쉬었다. 키움으로선 5일 조상우가 세이브를 따내면서 위닝시리즈를 완성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조상우와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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