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부친이 제국주의 시절 징병된 일본군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고백하며 자국이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발매된 월간지 '문예춘추' 6월호에는 '고양이를 버린다-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내가 말하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가 실렸다.
29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과 함께, 유년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야구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게재됐다.
해당 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부친이 지난 1938년 20세에 징병돼 중국에 배치됐다"라며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본인이 소속됐던 부대가 중국에서 포로를 참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군도(軍刀·군인의 칼)로 사람의 목을 치는 잔인한 광경은 말할 것도 없이 어린 마음에 강렬하게 낙인 찍혔다"라고 당시 충격에 대해 전했다.
그러면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무리 불쾌한, (그래서)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사람은 이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하며 "만약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역사라는 것의 의미는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과거사의 잘못과 마주 봐야 한다'는 뜻은 그의 작품 속에서도 엿볼 수 있던 역사관이다. 앞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2017년 발표한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의 만행을 인정하는 내용을 넣으며 이 같은 역사관을 드러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2월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올바른 역사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바른 역사를 전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살아가는 방식이어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 자기 나라에 좋은 것만을 역사로 전하려는 세력에는 맞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그는 인터넷상에서 일본 극우주의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
[사진 = 무라카미 하루키 페이스북]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