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정수빈(29)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두산은 여전히 강하다. 허경민이 리드오프를 꿰차며 동갑내기 친구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꾸준함의 대명사 허경민은 올 시즌 42경기서 타율 .300(160타수 48안타) 2홈런 20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 4월 11일 사직 롯데전부터 무려 28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고 있으며, 5월 10일 창원 NC전 이전까지는 15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여기에 득점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득점권타율 전체 2위(.406)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존 리드오프 정수빈의 공백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 활약이다.
▲리드오프에서도 잘 치는 허경민
두산 김태형 감독은 허경민을 두고 “어느 타순에 갖다 놔도 제 역할을 하는 선수”라고 말한다. 실제로 허경민은 4월 30일 대전 한화전부터 1번을 차지한 뒤로 12경기 타율 .362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1번이든 9번이든 각자 위치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9번에서 못 쳐도 1번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며 “다만 부담감이 있다면 1번타자는 많이 출루해야 점수가 난다는 점이다. 어느 팀이든 마찬가지일 것 같다”고 했다.
1번으로 자리를 옮긴 뒤 달라진 건 확실히 타석이 자주 찾아온다. 그만큼 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그러나 전통적인 1번타자의 역할을 고수하고 싶진 않다. 허경민은 “굳이 공을 많이 보고 싶진 않다. 내가 많이 본다고 후속타자가 잘 치는 것도 아니다”라며 “요즘 추세는 빠른 카운트에서 빠르게 공략해야한다. 옛날처럼 공을 많이 본다고 후속타자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지론을 설명했다.
타순을 옮기며 지난 7일 잠실 KIA전에서 생애 첫 끝내기안타를 치는 기쁨도 누렸다. 허경민은 “야구를 하면서 처음이었다. 꼭 해보고 싶었는데 많이 기뻤다”며 “항상 끝내기를 친 선수를 때리기만 했는데 직접 맞아보니 기분 좋은 아픔이었다. 홈까지 열심히 뛰어준 김경호에게 너무 고마웠다. 밥을 살 것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허경민은 결승타라는 기록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결승타가 단어 그대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의미라 조금 더 기쁨이 크다. 지금은 TV, 기사에도 결승타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선수로서 뜻 깊다. 타자에게 결승타는 투수의 승리와 같다”며 “어렸을 때는 찬스를 이어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 이젠 나도 가장이기 때문에 해결을 해야 한다”라고 책임감을 보였다.
▲그리운 친구 정수빈
허경민은 동갑내기 친구 정수빈이 사무치게 그립다. 자신이 리드오프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친구의 부상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허경민은 정수빈을 신혼집에 종종 초대할 정도로 친분이 깊다. 허경민은 “연락을 매일 하고 있다. 다행히 좋아지는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고 정수빈의 근황을 알리며 “친구로서 빨리 오라고 하는 것보다 좋은 팀원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같이 뛰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리드오프에서 친구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허경민. 평소보다 책임감이 더욱 커졌을까. 이에 대해 그는 “주전 선수가 다쳐서 빠지게 되면 팀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고 분위기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정)수빈이의 빈자리 완벽히 메워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다 같이 메우자는 마음으로 경기하고 있다”고 경기에 임하는 남다른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아내에게 전하는 고마운 마음
허경민은 처음으로 아내의 내조라는 걸 받으며 시즌을 치르고 있다. 허경민은 지난해 12월 승무원 여자친구와 2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아내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밝아진 그는 “너무 많이 챙겨준다. 초반 힘들어서 걱정이 많은데도 집에 가면 아내가 ‘걱정하지 말고 잘 할 수 있다’고 편안한 말을 해준다. 너무 고맙다”며 “흔들릴 때 옆에서 잘 잡아준다. 힘들고 지칠 때 너무 잘 챙겨줘서 힘이 나는 것 같다. 좋은 영향이다”라고 신혼의 행복을 표현했다.
허경민은 정수빈, 박건우 등 미혼인 동갑내기 친구들에게 결혼의 좋은 점을 설명 중이다. 허경민이 꼽은 다음 유력 주자는 정수빈. 그는 “결혼해서 좋은 점을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며 “(정)수빈이가 우리 집에 와서 밥을 많이 먹는데 결혼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다음 타자는 수빈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허경민. 사진 =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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