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국내에서 자궁근종 환자는 매년 젊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은 진단을 받더라도 임신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라 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측면이 크다. 그러나 의료 기술이 발전하며 비수술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자궁을 보전할 수 있는 치료법이 늘었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자궁근종 치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Q. 자궁근종의 주 증상을 설명해달라
자궁근종은 자궁 내 근육에 양성 혹이 생기는 질환으로 생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에서 나타날 정도로 무척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자궁선근증처럼 심각한 생리통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어서 환자가 눈치채기 쉽지는 않다. 급증한 생리량이 3개월째 지속된다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생리 지속일수가 8일 이상 길어졌거나, 대형 생리대를 착용했음에도 2~3시간 안에 교체해야 할 정도라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초음파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 특히 자궁근종은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어머니·여자 형제·여자 친척이 관련 질환을 갖고 있다면 20대부터 정기검진을 받으며 미리 관리하는 게 좋다.
Q. 자궁근종 진단 후 오히려 겁을 먹고 치료에 소극적인 사람도 적잖다. 이를 방치해도 괜찮은지
자궁질환 진단 후 겁이 나는 것은 이해한다. 자궁 질환 치료의 목표는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지, 자궁 기능을 약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자궁근종 등 자궁 질환은 조기 발견할수록 치료가 쉽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방치했다가 최악의 경우 근종이 너무 커져 걷잡을 수 없다면 자궁절제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이뿐 아니다. 위치가 좋지 않을 경우 월경과다가 지속되며 빈혈이 심해질 확률이 높다. 실제로 여성의 빈혈 문제는 내과적 문제보다 자궁 질환으로 인한 경우가 상당수다. 자궁근종을 모르고 지내다 빈혈이 심해진 환자도 있다. 이 환자의 헤모글로빈 수치는 4.0 수준으로 수술 시 출혈로 혈색소 수치가 떨어질 때 나타나는 정도였다. 빈혈 수치는 한 번에 떨어지지 않는 만큼 스스로 눈치채기 어렵다. 이럴 경우 원인 질환을 제거하고 월경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빈혈도 개선된다.
Q.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간혹 자궁근종 치료는 무조건 자궁을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 자궁질환 치료의 방향은 가능한 자궁을 보존하고, 피부 절개가 없고, 전신마취가 없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가 ‘자궁근종 하이푸’와 ‘자궁근종 색전술’이다. 최근 자궁질환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양대 산맥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무침습으로 고강도 집적 초음파를 활용하는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는 첨단 영상장비를 통해 자궁 내부를 확인하며, 근종을 타깃으로 고강도 에너지를 조사해 괴사시킨다. 자기공명영상(MRI)에 하이푸를 접목한 ‘MR하이푸’가 안전성 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골반강 전체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고, 실시간으로 장기 온도까지 모니터링해 부작용 우려를 낮췄다.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 전후에는 MRI 촬영이 필수인데, 이를 한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자궁근종 위치가 다른 장기에 너무 가까이 있거나, 개수가 많은 등 하이푸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자궁근종 색전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색전술은 사타구니에 머리카락 굵기 정도로 가느다란 카테터를 주입, 근종으로 이어지는 혈관을 색전물질로 차단해 자궁근종을 괴사시킨다. 이때 근종이 쪼그라들어 크기가 줄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수술 흔적도 거의 없다. 여러 형태의 근종이 복합적으로 있는 다발성 근종, 10~12㎝ 이상 크기의 근종도 색전술을 적용하면 한번 시술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임신이 가장 우선된다면 자궁근종 크기가 많이 크지 않은 경우 복강경으로 자궁근종만 절제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Q. 비수술적 치료는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자궁근종 비수술 치료가 난무하는 것은 사실이다. 확실한 것은 자궁근종이라고 진단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똑같은 하이푸나 색전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MRI와 초음파를 통한 영상검사를 기반으로 환자의 상황에 부합하는 치료법을 제시해야 진정한 의미의 맞춤치료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무분별한 하이푸 시술로 자궁근종 재수술이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이푸로 잘 치료되지 않는 물 성분이 많은 자궁근종을 구별 없이 치료하다 신경 손상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치료 계획을 세울 때 영상검사를 통해 자궁근종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자궁근종 치료 후에는 무조건 안심해도 되는지
자궁근종은 보통 다발성으로 두 개 이상 생겨나는 경우가 흔하다. 한번 시술로 모든 근종을 제거했더라도 이후 다른 부위에 또 생기진 않는지 정기적으로 자궁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속적인 관찰이 필수다.
[사진제공 =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이석희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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