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번 못한다고 빼는 것도 좀 그렇다."
키움은 올 시즌 1군 엔트리 변동이 거의 없다. 5월에는 9일과 15일 최원태와 이승호가 빠지고 박주성과 김은성이 각각 등록됐다. 16일에는 제이브 브리검이 말소됐다. 이게 변화의 전부다. 심지어 최원태와 이승호는 휴식차원에서의 말소였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말소된 브리검을 제외하면 부진이나 부상에 의한 엔트리 교체가 없다.
엔트리 변동이 거의 없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거나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이 1군에 올라오지 못하면 사기가 꺾일 수도 있다. 2군 멤버들의 목표는 결국 1군행이다.
장정석 감독도 "2군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장기레이스에서 예비자원 활용은 중요하다. 주전들이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시대는 지났다. 실제 퓨처스리그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김은성을 1군에 등록했다. 물론 전력보강 차원이라기보다 사기진작 차원의 등록.
장 감독은 "날씨가 좀 더 더워지면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지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브리검처럼 뜻하지 않는 부상 혹은 심각한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나오면 언제든 엔트리 변동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1군 엔트리 변동이 많지 않은 건 각 파트별 역할분담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힌 증거다. 장 감독은 현재 1군 야수 주전과 백업, 마운드 선발과 불펜 자원들이 다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고 본다. 12일 수원 KT전부터 16일 대전 한화전까지 4연패는 장기레이스를 치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투타 부조화였다. 때문에 굳이 1군 엔트리를 크게 뒤흔들 이유가 없다.
야수진의 경우 1루수 박병호, 2루수 서건창, 유격수 김하성, 3루수 장영석, 포수 이지영/박동원, 좌익수 이정후, 중견수 임병욱, 우익수 제리 샌즈가 뼈대다. 이들이 하루씩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으면서 허정협, 김규민, 김혜성, 송성문이 주전과 백업을 오간다. 김지수는 내야 전천후 백업.
마운드는 제이크 브리검~안우진~에릭 요키시~최원태~이승호 순으로 돌아간다. 브리검이 어깨 무거움 증세로 등판을 두 차례 건너뛰었을 때 안우진이 브리검과 요키시 사이에 들어온 것 말고는 변화가 없다. 최원태도 정확히 자신의 순번에 맞춰 18일 고척 롯데전서 복귀한다(휴식을 줄 때 미리 이 부분까지 감안했다) 이승호 역시 같은 방법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불펜은 마무리 조상우를 축으로 김상수 오주원 한현희 윤영삼이 필승계투조다. 김동준은 세 차례 임시 선발 등판했다. 휴식 중인 이승호 대신 19일 고척 롯데전에도 선발 등판한다. 본래 역할은 롱릴리프까지 겸하는 스윙맨. 이영준과 김성민이 좌완 릴리프, 박주성이 사실상 승부가 갈린 상황서 등판한다.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물론 특정 구간을 뜯어볼 때 부진한 선수도 있다. 그러나 장 감독은 "한번 못했다고 빼는 것도 좀 그렇다. 어느 정도 실력을 쌓았기 때문에 1군에서 뛰는 것이다. 그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각 파트별 1군 선수들과 확실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면서, 안정적으로 장기레이스를 운용해나가고자 하는 의지다. 불가피한 큰 부상, 엄청난 슬럼프가 아니라면 현재 1군 멤버들의 역할 및 입지는 바뀔 가능성이 없다.
18일 현재 26승21패, 5위다. SK와 두산이 엄청나게 치고 나갔을 뿐, 키움도 승패마진 +5로 순항하고 있다. 물론 최근 4연패가 있었다. 그러나 그 전에 9연속 2승1패 위닝시리즈로 9승을 벌어놓은 게 크다. 1군 엔트리 변동이 거의 없는 것에 대한 장 감독의 설명이 이해가 된다.
[장정석 감독과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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