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생님이죠."
올 시즌 키움 우완투수 윤영삼에게 큰 기대를 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통산 67경기서 3승5패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5.90. 시즌 전 이 평범한 투수가 조상우와 한현희가 가세, 양적으로 풍부해진 키움 필승계투조에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였다.
2011년 삼성에 입단했다. NC를 거쳐 넥센에 왔다. 2014년에야 처음으로 1군 마운드를 밟았다. 장정석 감독 부임 후 많은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임팩트 있는 투구를 하지 못했다. 1~2군을 오가는 투수였다. 1군에선 승부가 갈린 후반에 등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올 시즌 탈바꿈했다. 16경기서 1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3.63.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이다. 이보근이 부진 속 2군으로 내려갔다. 김상수와 한현희는 기복이 있다. 이 두 사람을 보좌하는 역할을 윤영삼이 훌륭하게 소화한다.
호투가 지속됐다. 어느 순간 경기 후반 타이트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다. 필승계투조 일원으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18일 고척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윤영삼은 "올해 정말 야구할 맛이 난다"라고 말했다.
15~16일 대전 한화전서 살짝 삐끗했다. 타이트한 상황서 1이닝을 소화, 1실점했다. 특히 15일 경기를 아쉬워했다. 4-3으로 앞선 6회말. 제이크 브리검이 햄스트링을 호소, 갑자기 올라왔다. 2사까지 잘 잡았다. 그러나 이성열에게 1B서 2구 포크볼을 던지다 우월 솔로포를 맞았다. 그날 키움은 연장 끝 4-5로 졌다.
윤영삼은 "중요한 상황에 나왔는데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아쉽다. 좀 더 집중해야 했다. 생각을 많이 한다. 1B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졌는데 맞았다. 쉽게 생각했다. 더 잘 던지고 싶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공부를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윤영삼에겐 선배 김상수, 오주원은 물론 후배 한현희도 선생님이다. 첫 풀타임 필승계투. 그는 "상황, 분위기에 맞게 던져야 한다. 예빠르게 승부해야 할 경우, 볼넷을 내주더라도 어렵게 승부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상황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아직 타이트한 상황서 타자를 요리하는 자신만의 요령이 확실치 않다. 윤영삼은 "상대 타자들의 경우 최근 3경기 영상을 꼭 챙겨본다. 기록지 뒤에 메모를 해가면서 보기도 한다. 1군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공부를 해야 살아남는다"라고 말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매 순간 배움의 연속이다. 윤영삼은 "시즌 중 운동하는 방법, 어떻게 스케줄을 관리하는지 생각한다. 형들이 많이 말해주고 있다. 현희한테도 보고 배운다. 어리지만, 나보다 불펜 경험이 많지 않나. 예를 들어 이틀 연속 투구하면 그 다음 날에는 캐치볼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상에 그냥 얻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윤영삼도 지금 레벨로 올라오기까지 노력을 많이 했다. 올 시즌 그가 달라진 결정적 원동력은 슬라이더다. 본래 140km 초반의 빠르지 않은 스피드에 포크볼을 곁들였다. 슬라이더를 추가했고, 최근에는 커브도 연습하고 있다.
패스트볼이 빠르지 않다. 구종 다양화가 필수다. 윤영삼은 "아직 자리를 잡는 과정이다. 부족하다. 공이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더 많이 배우고 공부해서 타자를 요리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야구의 맛을 깨달았다. 야구에 대한 욕심, 학구열이 넘친다. 올 시즌에 눈 여겨볼 만하다. 윤영삼은 "2홀드를 했는데, 기분이 완전히 달랐다. 올 시즌 필승계투조로 꾸준히 뛰면서 10홀드를 꼭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윤영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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