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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공개 코미디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위기의식을 느낀 개그맨들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문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2019 코미디위크 인 홍대 프리뷰쇼-릴레이 코미디위크' 기자간담회가 열려 윤형빈, 용진호와 아이들(이진호), 투맘쇼(정경미, 김경아, 조승희), 갈프로젝트(박준형), 크리웨이터팀(조재원, 박성호, 정승빈, 방주호, 이상은, 심문규, 조충현, 이창윤) 등이 참석했다.
신개념 개그문화 브랜드 윤소그룹(대표 윤형빈)이 주최하는 'ㅋ리에이터의 역습'은 오는 8월 '2019 코미디위크 인 홍대'가 개최되기 이전에 미리 만날 수 있는 액기스 공연이다. 그동안 선보였던 공연 중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5개 공연을 엄선했다.
가장 파격적인 구성이라 할 수 있는 '크리웨이터'는 개그 유튜버로 이름을 알린 조재원, 싱싱한 싱호, 구공탄(이상은, 심문규), 깨방정(정승빈, 방주호), 창스보이(이창윤), 조충현 등 6팀으로 구성돼있다. 웃음과 관객을 이어준다는 콘셉트의 '크리웨이터'는 유튜브 구독자 수 총 160만 크리에이터들의 참신한 개그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윤형빈은 "'크리웨이터' 팀이 처음엔 되게 생소했다. 하지만 제 소극장이 홍대에 있어서 어린 친구들이 많이 온다. 멤버인 조재원 씨는 유튜브 12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홍대 거리를 걸으면 저보다 더 많은 친구들이 알아본다. 개그도 나이가 올라간 것 같아서 젊은 친구들의 눈높이에 맞는 친구들을 모아보자 싶었다"라며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조재원은 "유튜브 구독자는 120만 명이고 페이스북은 45만 명이다. 중국에서도 유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웨이보 등 여러 방면으로 뻗어나가는 세계적인 스타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더니 "릴레이 코미디위크에 참가할 기회를 주신 윤형빈 선배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제 주무대가 온라인이다 보니까 오프라인에서 하는 게 욕심이 났다. 이번에 정말 열심히 웃겨드리려고 밤새 노력 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대학로를 웃음으로 물들였던 '용진호쇼'는 '용진호와 아이들'로 업그레이드 돼 돌아온다. 이용진, 이진호를 주축으로 삼아 이정수, 김두영, 이은지 등이 뭉쳐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는 미처 다 보여주지 못했던 강력한 웃음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윤형빈은 "'용진호와 아이들'은 가장 핫한 스타들이 모였다. 공연을 너무 좋아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웃음만큼은 보장한다"라고 자신했다.
'이수근의 웃음팔이 소년', '갈프로젝트'도 준비된 가운데, 정경미, 김경아, 조승희로 구성된 '투맘쇼'를 향한 기대는 남다르다. 지난 2016년 첫 공연 이후 입소문을 탄 '투맘쇼'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최근 김미려도 합류해 에너지를 더했다. 엄마들을 위한 개그쇼라는 장르를 개척한 '투맘쇼'는 이미 30개의 투어까지 계획돼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경아는 "2016년에 '투맘쇼' 첫 공연을 선보였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한 경험을 하고 있지만 갇혀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끼고 계시더라. 저희도 느끼는 경력 단절의 아픔을 엄마들과 수다를 떨어보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눈물을 흘려주셔서 놀라웠고 힘을 받았다. 지금은 어떠한 사명감까지 더해져서 전국의 엄마들까지 만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투맘쇼'의 성공은 남성 중심의 구성에 놓여있던 개그우먼들에게 또 다른 돌파구가 됐다. 정경미는 "'분장실의 강선생님'을 하고 나서 만든 게 '드립걸즈'였다. 남성 개그맨들이 90%를 차지하고 있던 와중에 될까 싶었는데 정말 잘됐다. 여성들이 만들어도 할 수 있구나 싶더라. 이후 여성들이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을 하다가 결혼, 출산을 거쳐 만든 게 '투맘쇼'다"라며 "많은 개그우먼들이 꿈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쉽게 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박나래, 장도연 씨도 공연을 했다. 더 많은 개그우먼들이 뛰어들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하지만 일부 개그맨들이 두각을 나타낼 뿐, 공개 코미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여러 방송 프로그램들이 순차적으로 폐지됐고 현재는 KBS 2TV '개그콘서트'와 '코미디 빅리그'만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이마저도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시청자들은 보다 더 기민해졌고, 과거 대수롭지 않게 쓰였던 소재들은 날선 외면을 받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이 진화함에 따라 활성화된 유튜브 채널도 공개 코미디 침체 장기화에 한 몫 했다. 대중이 편리함, 소재의 자유도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유튜브를 두고, 불쾌함만 자아내고 제자리걸음인 공개 코미디를 찾을 이유가 없다.
윤형빈은 이러한 반응들을 두고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성공 사례가 생기면 뒤이어 실패해도 또다시 시도한다. 성공 사례를 누가 만들며, 그걸 누가 할지가 중요한데 코미디는 그런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다"라면서도 "여전히 우리의 가치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취지로 하고 있는 게 코미디위크다. 그래서 공연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 영역으로도 넓힌 거다"라고 변화를 강조했다.
유튜브 구독자 2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는 크리에이터 겸 개그맨 싱싱한 싱호는 "방송용 개그와 온라인 개그를 같이 접했다. 요즘 어린 연령대는 TV보다는 스마트폰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TV보다는 자극적이고 받아들이기엔 쉬운 단어들을 쓴다. 그런 코미디가 어린 연령층에게 통하는 것 같다. 방송용 코미디는 전연령층이 다 보기 때문에 수위 차이가 있는 것 같다"라며 온오프라인간의 차이점을 짚었다.
박준형은 "동영상이 유튜브를 통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그게 가능했던 건 무한경쟁 때문이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도 제약이 있어서 못했다. 하지만 유튜브는 자신이 만들어내고, 주인공이 되고, 작가, 연출자가 된다. 상당히 공평하다. 우수한 콘텐츠들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한경쟁의 시스템이 코미디에도 적용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수한 콘텐츠를 양산시키려면 그만큼 사람들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못 웃겨서 도태되는 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열린 무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코미디 프로그램에는 사람이 많다. 사실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방송 측에서는 기다릴 수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프리뷰 쇼는 오는 6월 8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KT&G 상상마당에서 열리며 본 공연인 '2019 코미디위크 인 홍대'는 오는 8월 개최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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