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감독, 황금종려상 쾌거 "영화적 큰 모험이었다" 소감 [종합]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봉준호 감독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는 '봉준호'의 이름이 호명됐다. 봉준호 감독은 앞서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에 이어 본인의 연출작으로만 5번째 칸에 초청됐고 오랜 두드림 끝에 결국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심사위원장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에 봉준호의 이름을 호명했다.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봉준호 감독은 양손을 번쩍 위로 들어올리며 크게 기뻐했고 송강호와 포옹을 나눴다. 봉준호 감독은 무대 위에 올라 "불어 연설은 준비 못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생충'에 대해 "영화적인 큰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큰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기에 가능했다"라며 함께 한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봉 감독은 "꼭 이 자리에서 이 분의 소감을 듣고 싶다"라며 송강호를 무대 위로 올려 소개했다.

송강호는 "배우로서 늘 좋은 영감을 주는 존경하는 모든 대한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감사하다"라고 짧지만 한국 배우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의미있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소중한 시간에 자신의 이야기보다 한국 배우 전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은 "내 가족이 2층에 있다. 가족에게도 감사하다"라고 손을 흔들었고, 2층 객석에 있던 가족들이 감격스러운 얼굴로 화답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봉 감독은 "나는 그냥, 12살의 나이에 영화 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었던 소심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정말 감사하다"라며 수상소감을 마쳤다.

국내 감독과 배우들이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이력은 수 년전으로 거슬러 간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를 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고, 배우 전도연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올해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거머쥐게 되면서,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이 받은 이후 칸 영화제 최초 2년 연속 아시아권에서 최고상이 나오는 이례적인 결과가 벌어졌다.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는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밀양'(2007년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부문), '박쥐'(2009년 경쟁 부문)에 이어 다섯 번째 칸 진출을 이어갔고,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2014년 감독 주간) 이후 두 번째 초청 대열에, 배우 최우식은 '부산행'(2016년 비경쟁 부문)과 '옥자'(2017년 경쟁 부문)에 이어 세 번째 칸 진출이다.

칸 소식지 스크린데일리가 폐막식을 앞두고 공개된 최종 점수표에는 '기생충'이 4점 만점에 3.5점을 받아 평점 1위를 기록해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기생충'은 ,국내 개봉 전부터 반응이 뜨겁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등 다양한 유럽 국가들은 물론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멕시코, 브라질 등 남미 지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 일본,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싱가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과 중동 지역까지 총 192개국에 선판매됐다. '기생충'의 192개국 판매 기록은 종전 한국영화 최다 판매 기록인 '아가씨'의 176개국을 넘어선 수치다.

한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오는 30일 개봉 예정이다.

▼ 2019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수상자(작) 명단

황금카메라상 = 세자르 디아즈 'Our Mothers'

특별 언급상 = 엘리아 술레이만 'It Must Be Heaven'

각본상 = 셀린 시아마 'Portrait of a Lady On Fire'

여우주연상 = 에밀리 비샴 'Little Joe'

감독상 = 다르덴 형제(장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Young Ahmed'

심사위원상(3등 작품상) = 'Les Miserables', 'Bacurau'

남자주연상 = 안토니오 반데라스 'Pain and Glory'

심사위원대상(2등 작품상) = 'Atlantic'

황금종려상(최고 작품상) = 'Parasite'(기생충)

[사진 = 칸 국제영화제 공식 영상 캡처-CJ엔터테인먼트-마이데일리 사진DB-AFP BB/NEWS-스크린데일리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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