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해왔던 데다 ‘차기 영구결번 후보’라는 평가까지 받은 베테랑이었다. 그랬기에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박한이의 음주운전, 그로 인한 은퇴 선언은 삼성 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박한이가 음주운전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한이가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에 따르면 박한이는 이날 아침 자녀 등교를 위해 차량을 운전했고, 오전 9시경 귀가 도중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박한이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 매뉴얼에 따라 음주측정에 임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65%였다.
삼성 측은 “박한이는 지난 2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를 마친 뒤 자녀 아이스하키 운동 참관 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사건 경위를 전달받은 삼성은 이날 곧바로 KBO에 해당 사안을 보고했다.
박한이는 삼성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스타다. 부산고-동국대 출신으로 2001년 KBO리그에 데뷔, 19년 동안 삼성 유니폼만 입고 선수경력을 쌓았다. 데뷔시즌을 시작으로 16년 연속 100안타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삼성은 ‘라이언킹’ 이승엽과 양준혁 등을 비롯해 프로야구 출범 후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팀이지만, 박한이는 이 가운데 몇 안 되는 원클럽맨이었다. 박한이는 프로 2년차 때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고, 2010년대에 왕조를 구축할 때에도 주축으로 활약했다. 또한 이승엽 은퇴 후 재건 중인 현재까지 줄곧 삼성을 지켜왔다. 은퇴 후 영구결번과 관련해 구단 차원에서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도 충분할 정도의 상징성이 있는 선수였다.
박한이는 2017시즌을 기점으로 출전 기회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노련함을 바탕으로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지난 시즌 114경기서 97안타 10홈런 43타점을 기록했고, 올 시즌 역시 주요 대타 자원으로 평탄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실제 박한이는 최근 쏠쏠한 활약상을 펼치며 삼성의 반격에 기여하고 있었다. 특히 26일 키움전에서 9회말 2사 1, 2루서 대타로 등장, 조상우를 상대로 극적인 2타점 끝내기안타를 터뜨리며 삼성에 4-3 역전극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박한이는 키움전이 끝난 후 지인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서 술을 마셨고, 27일 오전 음주측정에서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0.065%)가 나왔다. 그리곤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은퇴를 선언했다. 삼성에 극적인 승리를 안긴 후 후배들과 축하 세리머니를 즐기는 모습이 프랜차이즈스타 박한이가 선수로서 남긴 마지막 장면이 된 셈이다.
박한이는 삼성 측을 통해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다”라고 전했다.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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