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영웅→음주운전 적발' 박한이, 가장 충격적인 은퇴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불과 하루 만에 영웅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삼성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박한이(40)가 27일 은퇴를 선언했다. 불과 하루 전인 26일 키움과의 승부에서 9회말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인 조상우를 상대로 역전 끝내기 2루타를 터뜨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운집한 홈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그였다. 불혹의 나이에도 조상우의 150km 직구를 공략한 박한이의 타격은 왜 그가 여전히 현역 선수로 뛰는지 알 수 있게 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끝내기 영웅'이 된 박한이는 경기 후 자녀의 아이스하키 운동을 참관했고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한 박한이는 27일 아침 자신의 차량을 운전했다. 자녀의 등교를 위해서였다. 자녀를 등교시키고 귀가하던 박한이는 접촉사고를 냈다.

삼성 관계자는 "박한이가 오전 9시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가 났다. 현장 출동 경찰이 매뉴얼에 따라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65%로 면허정지 수준으로 측정됐다"라고 밝혔다.

삼성은 박한이로부터 사건 경위를 전달받고 KBO에 보고했으며 박한이는 고심 끝에 은퇴를 선언했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KBO 리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은퇴라 할 수 있다. 19년의 커리어를 쌓으며 통산 타율 .294 2174안타 146홈런 906타점 149도루를 남긴 박한이는 차기 삼성의 영구결번 후보로도 손색이 없었으나 음주운전 적발로 인한 불명예 은퇴로 인해 이와 같은 아름다운 마무리는 없던 일이 됐다.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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