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박찬욱 감독이 언제나 감탄하듯, 송강호는 ‘예측불허 변화무쌍’이다. 어느 작품에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봉준호 감독과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네 번째 만남인 ‘기생충’도 마찬가지다. 초반 아내에게 구박받는 백수 기택은 어떤 사건과 조우하면서 서서히 변화한다.
“‘기생충’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봉준호 감독의 야심이 보였죠 생경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전에 안해봤던 연기도 했죠.”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
예고편에서 알수있듯, 송강호는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참으로 시의 적절하구나”라는 대사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이 대사의 톤은 어느 시점부터 달라진다. 일부러 그랬던 것일까.
“봉준호 감독과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해봤어요. 시나리오에 있는대로 연기를 한 건데, 너무 깊숙하게 들어오는 걸 경계하는 것 같았어요. 관망하는 느낌이랄까. 만화적인 요소도 들어있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으로 추측하며 연기했죠.”
그는 기택이 열심히 살았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사회 구조 때문에 재취업에 실패하고 사업도 망하면서 백수의 길로 들어선 인물.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가장으로‘연체동물’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기택을 “유연하게” 연기했다.
특히 후반부 연기는 밀도감이 높다. 그만큼 임팩트가 크다. 송강호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순간에 눈을 감는데, 딱 두 번”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눈빛을 관찰하는 것이 키 포인트 중 하나다.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기’라는 글자다. 이 영화는 ‘기’가 ‘공’이 되고 ‘상’이 되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 기택도 ‘공’이 되고 ‘상’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송강호는 늘 칸의 영광과 함께 했다.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을 때, ‘박쥐’의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할 때,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거머쥘 때 그는 늘 함께 있었다.
“운이 좋았던 거죠. 90년대 말부터 박찬욱, 홍상수, 김지운, 봉준호, 허진호 감독 등 새로운 물결과 힘이 있었잖아요. 좋은 작품에 출연한 게 영광이죠. 지금까지 의미있는 작품에 출연하다보니까 여기까지 왔습니다. 언제나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객은 이번에도 송강호의 ‘신선한 충격’에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