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으로 쫓겼다" LG 김현수가 말하는 '장타 스트레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4년 총액 115억원이라는 거액에 LG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로 돌아온 김현수(31)는 지난 해 타격왕에 오르며 몸값을 거뜬히 해냈다. 홈런도 20개를 터뜨려 정확도와 장타력을 겸비한 '국가대표 타격 기계'다웠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김현수답지 않다. 다른 선수들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타율은 3할 언저리로 김현수와 어울리지 않다. 또한 홈런은 2개 밖에 터지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31일 잠실 NC전에서는 안타 2개를 쳤는데 모두 2루타였다. 좌중간과 우중간 외야에 떨어지는 시원한 2루타 2방. 타점 2개는 결승타점이라 기쁨이 더했다. 김현수의 활약으로 3-2 승리를 거둔 LG는 3연승의 상승세를 탔으며 NC와 공동 3위로 올라 '위기설'에서 벗어났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는 팀 타선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투수들이 워낙 강력해서 타자들이 분발하면 팀이 더 좋아질 것 같다"는 그의 말에서 책임감을 읽을 수 있다.

그간 겪었던 '장타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밝혔다. "장타는 내가 생각하는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공이 잘 날아가지 않는 느낌도 있다. 내가 워낙 좋지 않아서 공인구 문제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김현수는 "스윙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심리적으로 쫓기다보니까 타이밍과 수싸움에서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래서 좀 더 침착해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타격에서 만큼은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그도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 그는 "잘 풀리지 않으면 다 쫓기는 마음이 생긴다"고 이야기했다.

한때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침묵할 때는 아픔이 더했지만 아픔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서로를 격려하면서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김현수는 "타자들이 잘 맞지 않으면 '내일은 뭐라도 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눈다"면서 "타격코치님이 워낙 편하게 해주시는데 죄송할 따름이다. 앞으로 우리 타자들이 잘 쳤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나타냈다. 조금씩 깨어나는 김현수가 팀 타선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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