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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시청률은 올랐지만, 마냥 기뻐하기엔 이르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놓고 아쉬운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일 밤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김원석)는 방영 전부터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힐 정도로 남다른 화제성을 자랑했다. 국내 최초 고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라는 지점부터 호기심을 자극했고, 송중기,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의기투합, 한 회당 30억에 육박하는 제작비 등 흥행을 담보하는 조건들이 준비돼있었다.
수많은 드라마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명품 사극으로 꼽힌 '육룡이 나르샤', ‘선덕여왕', '뿌리 깊은 나무' 등을 공동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극을 쓰며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신뢰를 더했다. 더불어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등 여러 수작을 연출한 김원석 PD의 합류까지, 실패는 상상할 수 없던 역대급 드라마였다.
그러나 방영 일자가 가까워지면서 기대는 우려로 변해갔다. 미리 공개된 스틸컷과 하이라이트 영상, 인물 설명 등이 드라마의 이해를 돕기는커녕 혼란을 가져온 것. 고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아스달 연대기' 측에서 직접 언어를 제작했는데, 용어 사전을 따로 공개해야할 정도로 생소한 이야기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소품, 비주얼 등으로 인해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유사하다는 지적까지 더해졌다.
마침내 막 오른 '아스달 연대기'는 예상대로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렸다. 요약하자면, 이그트(뇌안탈+인간의 혼혈)인 은섬(송중기)의 탄생부터 어머니 아사혼(추자현)의 죽음, 와한족 탄야(김지원)와의 만남 등이 펼쳐졌고 타곤(장동건)이 자신의 권력을 넓혀가는 이야기가 2회에 걸쳐 그려졌다.
단순한 구성이지만 낯설고 난해한 언어들은 '아스달 연대기'의 야심찬 전설을 이해하는 것을 방해했다. 황당함을 자아낼 정도로 허술했던 CG(컴퓨터 그래픽) 등도 수십 억이 투입된 대작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였다. 설명에만 집중한 탓에 지루하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다행히 송중기가 등판한 2회가 방영되면서 재미를 잡았다. 천진난만한 소년 같은 송중기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반가움을 샀고, 김지원과 형성한 풋풋한 케미는 작품이 가진 진입장벽을 낮췄다. 그 결과, 2회는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평균 7,3%, 최고 8.2%를 기록하며 1회가 기록했던 6.7%보다 0.6%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자랑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탄탄한 세계관과 서사, 인물 간의 관계성 등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뇌안탈, 이그트, 새녘족, 해족, 흰산족, 와한족 등 수많은 종족 및 부족의 창조와 함께 '아스'의 전설, 국가의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는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연출이 이를 적절하게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긴장감 넘치게 표현돼야 하는 전쟁신은 빈약했고, 엉성한 화면 전환, 속도감 없이 장황하게 설명에만 치중돼 몰입에 애를 먹었다는 지적이다. 판타지 장르가 가진 화려하고 웅장한 매력을 모두 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컸다.
내실 있는 대본이 바탕에 있다고 해도, 시청자는 연출이 가미된 영상 편집본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생소한 이야기를 신선함으로 설득하기 위해선 이를 극적으로 그려낼 연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방송 첫 주, 아쉬운 평가를 받은 '아스달 연대기'가 혹평을 극복하고 유의미한 장르극을 완성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tvN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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