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험이죠."
SK가 나쁘지 않던 브룩 다익손을 내보내고 헨리 소사를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쉽게 말해 2019년으로 한정할 때 1994년생, 만 25세 다익손의 가치보다 1985년생, 만 34세 소사의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몇 년 뒤를 볼 때 다익손의 가치가 더 높을 수도 있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중요한 건 올 시즌"이라고 밝혔다. SK는 올 시즌 우승 컨텐더다. 포스트시즌까지 감안할 때 장단점이 명확한 다익손보다 소사가 좀 더 묵직하다고 봤다.
그렇다면 염 감독은 왜 평균자책점 11위 투수(3.56)를 내보내면서까지 소사를 높게 평가할까. 그는 "경험이죠"라고 말했다. 소사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KIA(2년), 넥센(1년), LG(4년)에서 총 194경기에 등판했다. 68승60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32.
KBO리그를 잘 알고 있다. 따로 리그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작년까지 뛰었기 때문에 각 구단 주축타자들 특성도 잘 알고 있다. 물론 SK와 맞춰가야 할 부분은 있다. 그러나 SK 역시 소사를 잘 안다. 결국 팀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한다.
적응에 대한 부작용이 없다면,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소사의 최대장점은 '이닝이팅'이다. 다익손에게 부족했던 부분. 염 감독은 "(다익손으로 계속 가면) 작년에는 켈리(애리조나)가 있었지만, 올해는 김광현과 산체스의 부담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김광현, 산체스와 함께 많은 이닝을 던지는 외국인투수가 있어야 불펜투수들을 4~5선발 등판경기에 집중 기용할 수 있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선발과 불펜 모두 과부하에 걸리지 않는다고 본다. 더구나 포스트시즌에선 많은 이닝을 던지는 선발투수의 장점이 극대화되는 게 사실이다.
소사가 KBO를 잘 아는 만큼, 각 구단들 역시 소사에 대한 데이터가 풍부하다. 소사에 대해 미리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뉴 페이스 외국인투수에 대한 '생소함'이란 무기를 갖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그러나 염 감독은 믿는 구석이 또 있다. 경기운영능력이다. 과거보다 올 시즌 대만(푸방 가디언스)에서 경기운영능력이 향상됐다고 봤다. 염 감독은 "최근 대만에서 6~7경기를 보니 경기운영능력이 더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구위는 물론이고, 변화구를 사용하는 기술이 좋아졌다"라고 밝혔다. 소사는 150km을 상회하는 빠른 볼에 비해 변화구 제구는 안정적이지 않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올 시즌 대만프로야구 12경기서 8승2패에 평균자책점 1.56, WHIP 0.81을 기록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WHIP, 최다이닝(86⅔이닝) 모두 1위였다. 완투 2회에 완봉승도 한 차례 달성했다. 탈삼진 85개를 잡는 동안 볼넷 10개만 내줬다. 무대가 다르다고 해도 대만에선 톱클래스 성적을 내고 SK로 온다.
SK가 다익손을 내보내고 소사를 영입한 것에 대한 결과는 소사의 올 시즌 최종성적이 말한다. 염 감독은 "소사가 나이가 적지 않지만, 예전부터(2014년 넥센 시절) 몸 관리를 잘 하는 스타일이었다. 잘하면 KBO에서 2년 이상 뛸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소사(위), 염경엽 감독(아래). 사진 = SK 와이번스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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