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제 배 CG 아니에요. 하루에 6끼씩 먹어서 찌운 살이랍니다!"
5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인터뷰에는 배우 장혜진이 참석했다. 장혜진은 극 중 송강호가 맡은 기택의 아내 충숙 역할을 맡아 '무서운' 열연을 보여줬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전원백수로 이루어진 가족의 아내이자 엄마, 충숙(장혜진)은 전국체전 해머던지기 메달리스트 출신이다. 하는 일마다 안 풀리는 남편과 살아서인지 상대적으로 박력있고 다부진 충숙은 무능한 가장 기택(송강호)을 늘 구박하지만 은근히 사이는 좋다. 가장보다 더 가장 같은 박력으로 말보다는 행동이 먼저 앞서는 충숙은 연교와는 또 다른 당찬 매력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인다.
충숙을 통해 남편 기택 역의 송강호를 타박하고 쩔쩔매게 만드는 장면들을 실감나게 그려낸 장혜진은 탄탄한 내공으로 다부진 아내이자 엄마 충숙을 현실감 넘치게 보여준다. 개봉 6일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기생충'에 대해 장혜진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언제쯤 현실로 느껴질 지도 잘 모르겠어요. 기뻐하는 건 관객 분들이 기뻐해주시니까 감사하고, 저 혼자만의 기쁨은 아닌 것 같고 한국영화 100년 안에 이런 일이 없었으니까 다같이 즐겨서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장혜진은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홍시', '밀양', '마린 보이', '시', '우리들', '용순', '당신의 부탁' 등에서 단역을 맡았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합류 과정은, 감독님이 '우리들'을 보고 좋았다고 말씀해주셔서 합류하게 됐어요. 그런데 정확히 감독님이 무슨 포인트를 집어주셨는지 물어봤는데 한순간 일그러지는 표정이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캡처해주셔서 딱 원했어요. '살인의 추억' 당시에 저에게 왔었어요. 그 때 저는 연기를 그만 두고 고향에 내려가서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너무 감사한데 다른 일을 하고 잇다고 했고 '잠깐 휴가를 내서 갈까요?'라고 했더니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제가 책임질 수는 없어요. 다음 기회에 같이 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너무나 좋은 영화여서 같이 했어야 했나 싶어서 정말 아쉬웠어요."
장혜진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하사탕' 오디션에 떨어지고 다시 감독님이 연기를 하라고 했어요. 감성이 충만해졌다고 하셨어요. 이창동 감독님이 '짧은 슬픔, 긴 행복'이니까 같이 하자고 해서 연기를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감독님에 대해 저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우리들'을 보고 연락이 오셨고, 예전에 그 사람이 저라고 생각하지 못하셨더라고요. 카페에서 만났는데 시나리오를 썼던 자리라고 해서 느낌이 좋았어요. '우리들' 때보다 날씬해보이니까 조금씩 살을 찌워달라고 해서 찌웠어요."
장혜진은 충숙 캐릭터를 위해, 무려 15kg을 증량했다. 봉준호 감독의 부탁으로 그만큼 찌우기 위해 노력했다.
"하루에 6끼를 먹었고 운동을 40분씩 했어요. 살 뺄 때는 하루 2시간씩 운동을 했어요. 왼쪽 무릎이 너무 아파서였어요. 제가 그 정도로 쪘을 줄은 몰랐어요. 화면에서는 더 부어보이니까요. 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이 정말 흡족해하셨어요. 연기 나올 때 제 뱃살이 살짝 보이는데 저도 놀랐어요. 저도 힘들기는 했지만 비주얼적으로도 만족스럽고 두 번 다시는 못할 것 같아요. 부잣집에서 출렁이는 팔들이,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어요. CG 하나도 없었고 턱살이나 정말 좋아하셨어요."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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