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가지에 꽂히지 마라."
키움 장정석 감독에게 올 시즌 가장 고마운 선수는 우완투수 김동준이다. 장정석 감독은 수 차례 "우리 팀에서 피로도가 가장 높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18경기 중 13경기에 불펜, 5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선발과 중간을 수시로 오갔다. 마당쇠다.
스프링캠프에선 선발투수를 준비했다. 그러나 장 감독 구상에 김동준은 예비 6선발 카드였다. 부상 이슈가 있던 최원태에게 일찌감치 전반기 2회 휴식을 결정했다. 김동준을 대체 선발로 기용하려고 했다.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제이크 브리검이 두 차례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그래서 긴 시즌 에너지 안배 노하우가 부족한 안우진과 이승호에게도 한 차례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때 발생한 선발 공백 중 단 한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김동준이 대신 선발을 맡았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피로도가 높은 건 분명하다. 장 감독은 김동준이 선발 등판한 이후 최소 나흘의 휴식일을 보장했다. 그러나 선발과 불펜의 루틴을 번갈아 소화하면서 몸과 마음을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은 분명히 있었다.
그 부작용이 시즌 첫 선발 등판이던 4월 11일 고척 KT전(4⅓이닝 9피안타 1볼넷 6실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동준은 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솔직히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고 힘들었다. 중간에선 최대 2이닝 정도 힘 있게 던지면 되는데, 선발은 힘을 안배해야 한다"라고 돌아봤다. 결국 2~3회 이후 구위가 떨어지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컨디션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썼다. 선발 등판을 준비할 때는 러닝을 늘리고, 중간으로 돌아갈 때는 휴식을 하면서 적절히 불펜 투구를 했다. 김동준은 "감독님이 (임시 선발을)두 번만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격려해줬다. 정말 2~3차례 해보니 적응이 되더라"고 털어놨다.
구체적으로 "중간에서 선발을 준비할 때는 불펜 피칭을 줄이되, 불펜 투구를 할 때 낮게 던지면서 제구에 신경 썼다. 러닝 스케줄을 늘렸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보강 운동도 충실히 했다. 그러나 선발에서 중간으로 돌아갈 때는 웨이트트레이닝과 보강 운동을 하면서 단계별로 불펜 투구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나름의 루틴을 정했다. 몸이 적응했다. 장 감독은 확실하게 휴식일을 보장했다. 컨디션 관리가 되기 시작했다. 4월 17일 삼성전서 7이닝 4피안타 4탈삼진 3볼넷 3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구원으로도 좋은 결과를 냈다.
그러나 또 한 차례 위기가 찾아왔다. 선발로 던질 때 많이 구사하는 스플리터가 독이 됐다. 김동준은 "선발로 던질 때 스플리터가 좋아 계속 던졌더니 타자들이 대비를 하고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5월 12일 KT전서 4⅔이닝 9피안타 4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선발 경험이 처음인 김동준에게 이지영이 전담포수로 따라 붙는다. 이지영은 최근 김동준에게 "한 가지에 꽂히지 마라"고 충고했다. 김동준은 수긍했다. "경기 중 스플리터만 주구장창 던지기도 했다. 역시 지영이 형은 믿음이 간다. 정말 연구를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2일 광주 KIA전서 5⅔이닝 6피안타 3탈삼진 4볼넷 3실점으로 오랜만에 선발승을 챙겼다. 스플리터 비중을 줄였다. 대신 슬라이더 비중을 높여 재미를 봤다. 김동준은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니 타자들이 생각이 많아지더라. 확실히 효과를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 김동준은 사실상 선발투수로 나갈 일이 없다. 최원태가 11일 창원 NC전 이후 마지막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장 감독은 김동준 대신 다른 투수에게 임시 선발을 맡길 예정이다. 선발과 중간을 너무 오가면 부상 혹은 컨디션 난조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김동준은 선발진에 갑작스러운 구멍이 발생하지 않으면 꾸준히 불펜에 힘을 보탠다.
김동준은 "솔직히 선발로 계속 던지고 싶은데, 그래도 괜찮다. 주변에서도 몸 관리를 잘하라고 한다. 잘하고 있다고 격려도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2019년 전반기. 키움 마운드가 김동준에게 큰 도움을 받았고, 김동준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과 배움의 시간이다.
[김동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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