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통증과 함께 오른쪽옆구리통증…담적병 증상일 수 있어

보통 옆구리에 통증은 강한 충격이 가해졌을 때 느끼는 현상이지만, 체기와 함께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담적병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평소 만성 소화불량으로 소화제를 자주 복용하던 김호영 씨(가명, 인천)는 지난봄부터는 식사를 하고 나면 명치가 그득해오면서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아 위내시경, 복부 CT, 초음파 등 검사를 했지만 신경성 위염이라는 진단 외 특정 이상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처방약을 복용하고 식단도 조절해봤지만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우연히 담적병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의원을 찾은 김 씨는 담적병 치료를 받으면서 명치 통증과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 점점 사라지면서 소화제도 끊을 수 있었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 박사)에 따르면, 각종 검사상 별다른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화불량과 함께 옆구리 통증을 자주 느낀다면 한의학에서는 담적병 범주로 진단하고 치료한다.

담적병(담적병, 담적증)은 위 외부 근육층에 위 내용물이 부패하면서 발생한 독소 물질이 쌓여 굳어진 담적(痰積)으로 인해 발생되는 증상을 일컫는다. 담적은 한의학적 용어로, 일종의 독소 물질인 '담'이 위장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담'이 더욱 쌓이는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각종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옆구리 통증은 담적병(담적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복부 통증의 한 형태다. 이외에도 담적병은 만성 소화불량, 속 쓰림, 복부 팽만감, 잦은 트림,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역류성 식도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도 담적병으로 유발될 수 있는 질환에 속한다. 위장에서 발생한 담 독소는 혈관과 림프관을 타고 전신에 퍼지면서 폐, 머리, 심장, 생식기, 간 등에 악영향을 끼쳐 두통, 어지럼증, 우울증, 불면증,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 등의 전신 증상을 유발하기도 해 적절한 치료가 요구된다.

현대 한의학에서는 담적병을 담적증후군으로 호칭하는데, 이렇듯 다양한 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담적병(담적증)은 위장 외벽 근육층의 문제로 나타나는 기능성 질환이므로 내시경 등 각종 의학적인 검사로는 발견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 소화불량과 함께 복부 통증이 의심된다면 담적병을 의심하고 자가 진단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다음은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이 말하는 담적병(담적증) 자가진단법이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 명치 통증이나 명치 아래 통증이 있다.

▲둘째, 신경계 증상으로는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불면증 증상이 있다.

▲셋째, 순환계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신장 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가 결리고 자주 뻐근하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나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자주 있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하다.

▲끝으로, 비뇨생식기계에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 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다.

이들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담적병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담적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면 적극적인 치료와 식습관을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의 치료방법으로는, 전신에 퍼진 담적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한약을 환자 증상별, 체질별로 처방한다. 또한 증상 경중에 따라, 기혈순환을 강화시켜 인체의 질병 저항력을 강화하는 약침과 침, 온열요법 등을 병행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담적병이 오랜 기간 진행된 상태라면 6개월 이상의 장기치료가 요구되며,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한의원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식습관과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는 등 일상에서의 노력도 요구된다.

[사진 = 부천 으뜸한의원 제공]

이석희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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