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내 스타일이야!"
한화 외국인타자 제라드 호잉(30)은 이번에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LG의 홈 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 3루 덕아웃 복도는 때론 '만남의 광장'이 되기도 한다. 1루 덕아웃에서 LG의 라커룸으로 가려면 3루 덕아웃 복도를 지나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에는 잠실구장에서 LG와 한화의 3연전이 열렸다. 호잉은 훈련을 하다 복도에서 LG 외야수 이형종(30)과 마주쳤다.
호잉과 이형종은 가벼운 인사로 지나가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주제는 이형종의 '맥가이버 헤어스타일'이었다.
호잉과 이형종의 사이에는 호잉의 통역이 자리했다. 통역까지 대동할 정도면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뜻이다.
호잉이 "헤어스타일이 내 스타일이다"라고 말하자 이형종은 "고맙다"고 했다. 둘의 대화는 꽤 오래 이어졌다. 호잉은 이형종이 머리를 기르게 된 이유를 알고 싶었다. 이형종은 "한국 문화를 잘 알지 않느냐.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을 깨고 싶어서 기르기 시작했다"라고 답했다.
'선입견'을 깨는데 특효약은 역시 실력이 최고 아닐까. 시즌 초 부상 공백도 있었지만 타율 .284 8홈런 34타점으로 활약 중인 이형종은 어느덧 팀의 3번타자로 나서는 일이 많아졌다.
이형종의 맥가이버 머리는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무더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서막을 열고 있지만 이형종의 헤어스타일은 변함이 없다. 이형종은 "호잉이 만날 때마다 물어보는 것 같다.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지난 해에도 맥가이버 스타일을 유지하다 여름에는 머리를 짧게 깎기도 했던 이형종은 "올해는 짧게 자를 일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해 앞으로 지금과 같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할 것을 예고했다. 맥가이버 머리의 기운을 이어가겠다는 이형종의 각오다.
[호잉(왼쪽)과 이형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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