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윤욱재 기자] '꽃범호' 이범호(38·KIA 타이거즈)가 이제 작별을 고한다.
이범호는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지는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KIA-한화전에서 은퇴 경기를 치른다.
2000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범호는 2010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를 거쳐 2011년부터 KIA에서 뛰었다. KBO 리그 통산 2000경기에 출장, 타율 .271 329홈런 1127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 전부터 은퇴 행사로 분주하다. 팬 사인회, 꽃다발과 기념품 증정 행사가 있고 아들 이황 군이 시구, 딸 이다은 양이 시타, 그리고 이범호가 시포를 한다. 경기 종료 후에는 본격적인 은퇴식이 펼쳐진다. 이범호는 팬들에게 고별사를 낭독하고 카퍼레이드로 팬들과 인사를 나눌 계획이다.
다음은 이범호와의 일문일답.
- 많은 것을 이루고 은퇴를 하게 됐다.
"제가 선수로 목표했던 것을 다 이룬 것 같다. 은퇴식 날이 오니까 기쁘면서도 이제는 후배들과 야구 팬들을 떠나 자립해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쓸쓸하다. 앞으로 새로운 길에서 후배들을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지도자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 지난 열흘 동안 1군에서 동행했다.
"경기를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예전에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어떨 때는 하루 이틀은 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은퇴를 하게 되니까 그때 하루를 더 뛰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열흘 동안 후배들과 뒹굴면서 코칭스태프와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재밌고 즐겁게 생활한 것 같다. 후배들과 코칭스태프의 마음에 따뜻함을 가지고 떠날 수 있게 됐다"
- 경기에서 수비로 선발 출장하는지.
"3루수로 나간다. (박)찬호한테 5회까지 쉬라고 했다. 안타 치면 빼달라고 했고 홈런 치면 한번 더 치겠다고 했다. 상대가 외국인투수(워윅 서폴드)인데 나를 잘 모를 것이다. 잘 해보겠다"
- 박찬호에게 배번 25번을 물려주기로 했다.
"지금 KIA 주전 3루수는 박찬호라 생각한다. 내가 나간다면 3루수에게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찬호가 남은 시즌이라도 내 유니폼을 입고 뛰어준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좋아하는 후배에게 줄 수 있어서 영광이다. 구단과 상의를 했고 찬호와도 이야기를 했다. 찬호도 흔쾌히 좋은 번호를 물려받겠다고 했다"
- 이제 일반 사람 이범호로서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일은.
"여름에 여행 한번 가보고 싶었다. 프로야구 선수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여름에는 절대 갈 수 없는 게 여행이다. 9월이면 일본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8월 안으로 여름 여행을 가겠다"
- 아들이 시구를 하고 본인은 시포를 하게 됐다.
"아들이 야구를 너무 좋아한다. 오늘도 신종길 야구교실에 가서 야구를 하고 오겠다는 것을 말리고 데려왔다. 아들이 시구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시구를 하면 나중에 배짱이 더 커질 것 같다"
- 아침에 날씨가 살짝 좋지 않았는데.
"아침에 비구름을 자주 보는데 비구름이 광주 밑으로 계속 내려가더라. '하늘이 돕는구나'하는 생각으로 출근했다"
- 아직 복귀 후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열흘 치는데 홈런이 안 나오더라. 최선을 다해봐야죠. 그동안 329개를 쳤다. 내 사주가 중요할 때 잘 친다고 하더라"
- 상대가 한화라 더 의미가 클 것 같다.
"상대가 한화가 아니었으면 은퇴식을 일찍 할 수 없었을 것이다. 7월에 은퇴하는 선수가 거의 없는데 시즌 중이라 너무 죄송하기도 하다. 주말 한화전 일정이 앞으로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잡았다. 구단에서 감사하게도 일정을 잘 잡아주셔서 죄송한 마음도 크지만 감사한 마음도 크다"
- 일본에서 뛰었던 동료들 중에 연락을 한 선수가 있는지.
"가와사키에게 연락을 했다. 영상을 보내줬다. 다른 선수들과는 연락이 잘 되지 않았다. 가와사키와는 가끔씩 연락을 했다"
- 일본 생활이 본인에게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내 야구 인생은 일본 가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가진 열정 만큼은 배우고 싶었고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서 더 열정을 갖고 선수 생활을 한 것 같다"
[은퇴 기자회견을 하는 이범호. 사진 = 광주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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