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윤욱재 기자] 이범호(38·KIA 타이거즈)는 이미 단상에 오를 때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는 이범호의 은퇴식이 열렸다. KBO 리그 통산 329홈런을 쏘아 올린 레전드 이범호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하기 위해 2만 500명의 만원 관중이 구장을 찾았다.
경기 후 진행된 은퇴식. 이범호는 고별사를 낭독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이미 이범호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앞서 이범호의 가족이 전한 영상 메시지, 그리고 아내 김윤미 씨가 송별사를 낭독하면서 이범호가 눈물을 흘린 까닭이었다. 김윤미 씨는 "당신이 어떻게 프로야구 선수가 됐는지 알기에 감회가 새롭다"라고 역시 눈물을 흘렸다.
이범호의 은퇴식이 7월에 열린 것은 이유가 있었다. 이범호는 2000년 한화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고 2010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를 거쳐 2011년부터 KIA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말미에는 친정팀인 한화와 맞붙는 일정이 마땅치 않았다. 이범호도 "사실 7월에 은퇴식을 하는 선수가 거의 없는데 구단의 배려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범호에게는 프로 초년병을 거쳐 국가대표로 거듭난 한화 시절은 물론 생애 첫 우승의 영광을 안은 KIA 시절 모두 소중하다. 그래서 이범호는 KIA 팬들은 물론 한화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끝날 때 홈런으로 보답하지 못한 점이 죄송하다"는 이범호의 말에 팬들은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했다. "경기는 졌지만 열심히 해준 선수들 많이 사랑해달라"고 당부한 이범호는 잊지 못할 순간으로 2017년 11월 1일을 꼽았다. 바로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날. 이범호의 생애 첫 우승이었다.
KIA 팬들을 향해 "제 생애 첫 번째 우승을 평생 기억하겠다"는 이범호는 한화 팬들을 향해서도 "한화에 있을 때 우승 못해서 죄송하다. 한화도 우승하기를 간절히 기도하겠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범호는 지도자로서 제 2의 야구 인생을 개척한다. 오는 9월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연수를 받을 계획이다. "좋은 선수를 만드는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한 이범호는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기아 이범호가 13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19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 vs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끝난뒤 진행된 은퇴식에서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 = 광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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