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클린업트리오와의 시너지가 필요하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9일 부산 NC전을 앞두고 중요한 결단을 했다. 간판 4번타자 이대호의 타순을 6번으로 내렸다. 이대호는 14일 부산 두산전까지 5경기 연속 6번 타자로 뛰었다. 성적은 1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양 감독이 이대호의 타순을 6번으로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이대호가 부담이 큰 4번 타순, 나아가 클린업트리오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타격하라는 의미다. 92경기서 타율 0.284 11홈런 69타점 33득점. 득점권에서도 0.312로 나쁘지 않다.
다만, OPS가 0.794로 리그 30위다. 커리어 통산 0.922와 큰 차이가 있다. 장타율이 0.436으로 떨어지면서 예전의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물론 전성기에 비해 크게 부족한 성적은 아니다. 어쨌든 양 감독은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대호도 동의했다.
6월 0.213, 7월 0.171로 점점 페이스가 떨어진다. 그러나 14일 경기서 오랜만에 멀티히트를 기록,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KBO, 일본, 메이저리그 경험을 통해 확실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타자다. 결국 이대호의 애버리지(타율뿐 아니라 전체적인 경쟁력)는 시간이 흐르면 지금보다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6번 이대호의 타격감만큼 중요한 게 3~5번 클린업트리오다. '6번 이대호'가 타격감을 확 끌어올리면 4번 타자로 복귀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러나 6번 타자로 뛰어도 롯데는 야구를 계속 해야 한다. 이대호가 6번 타순에 있어도 타선이 좋은 생산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양 감독은 제이콥 윌슨~전준우~이병규(9일 NC전), 윌슨~전준우~손아섭(11일 NC전, 12일 두산전), 전준우~윌슨~손아섭(13~14일 두산전)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렸다.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롯데는 지난주 홈 5연전서 11득점에 그쳤다. 이대호뿐 아니라 대부분 타자의 타격 페이스가 저점이었다. 손아섭과 윌슨이 16타수 3안타, 전준우가 20타수 3안타에 머물렀다. 톱타자 민병헌도 19타수 4안타에 그치면서 상위타순이 전반적으로 꽉 막힌 느낌이었다.
양 감독은 "현대야구에서 2번보다 중요한 게 6번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6번이 클린업트리오와 시너지를 이룰 때 득점력이 극대화된다. 이대호가 6번 타순에서 타격감을 올려도 클린업트리오가 분전하지 못하면 득점력을 끌어올리기 힘들다. 반대로 새로운 3~5번이 자리를 잡아도 6번 이대호가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역시 득점력 극대화는 어렵다.
이대호가 6번 타순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이대호는 물론, 다른 타자들도 도와야 한다. 당분간 양 감독의 라인업 구성에 많은 고민이 담길 듯하다.
[이대호(위), 롯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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