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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지성과 만난 '의사요한'. 명품 의학 드라마 계보에 방점을 찍을 수 있을까.
18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의사요한'(극본 김지운 연출 조수원 김영환) 제작발표회가 열려 배우 지성, 이세영, 이규형, 황희, 정민아, 김혜은, 신동미가 참석했다.
'의사요한'은 미스터리한 통증의 원인을 흥미진진하게 찾아가는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메디컬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를 연출한 조수원 감독과 김지운 작가가 '청담동 앨리스' 이후 두 번째로 의기투합해 2019년 하반기 SBS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조수원 PD는 "남녀주인공들이 처해있는 상황과 서사가 무섭긴 하지만 그 안에서 밝은 것들을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감정선을 잘 따라가시면 더 좋은 이야기들로 찾아뵐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메디컬 드라마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 마취통증의학과라는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리게 됐다. 저희 드라마를 관통하는 큰 이야기를 설명하기에 좋은 과인 것 같아서 작가님이 마취통증의학과로 설정한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당부했다.
MBC 드라마 '뉴하트' 이후 11년 만에 의학 드라마로 돌아온 지성은 딱 10초면 파악이 끝나는 탁월한 실력을 갖춘, '닥터 10초'라는 별명을 지닌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차요한 역을 맡았다. 최연소 교수이자 가장 촉망받는 의사다.
지성은 "아픔, 고통 등의 단어들이 제 가슴을 아프게 한 바 있다. 이 대본을 받았을 때 공감하게 됐고, 이 시기에 연기를 하면 진심을 담아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마음을 전했다.
이어 "책임감이 많이 느껴진다. 11년 전 '뉴하트'를 할 때는 군 전역 후 처음 찍는 드라마라 의미가 깊었고 열심히 했다. 그 드라마를 마치면서 나중에 교수 역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막연하게 했었는데 그 꿈이 실현됐다"라며 "보시는 분들에게도 인생 드라마 혹은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라고
이세영은 대대로 의사인 집안인 한세병원 이사장의 장녀,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 강시영 역을 맡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의사 역할에 도전한다. 그는 "감독님과 지성 선배님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 누군가 힘든 일이나 아픔이 있을 때 그 아픔을 해결해주기 이전에, 공감 받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저희 드라마를 보시면서 많은 분들께서 많은 위안을 얻으시면 좋겠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 역할 소화를 위해 노력한 바를 묻자 "배우들과 의료 교육을 받았다. 실제로 시술하고 진료하는 것들을 참관하기도 했다. 알 것 같다가도 막상 현장에서 하다 보면 부족함이 많은 걸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성장형 캐릭터에 더해지는 일명 '민폐' 설정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자 이세영은 "민폐 캐릭터는 저도 싫어한다. 제 캐릭터는 환자의 고통에 공감을 하는 인물이고,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규형은 극 중 3년 전 차요한(지성) 사건의 담당 검사 손석기 역을 맡았다.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해온 검사로 의사가 환자를 존엄사 하는 것 역시 살인이라고 생각하며 차요한과 강렬한 의견 대립을 펼치며 긴장감을 자아낼 전망이다.
그는 "지성 선배님과 이세영 씨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덥석 하겠다고 했다. 대본도 술술 읽힐 정도로 재미있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희로애락이 담겨 있었다. 함께 하는 영광을 갖게 됐다"라며 설렘을 드러낸 뒤 "검사 임무를 이해하기 위해서 관련된 이슈와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보곤 했다. 공부가 많이 됐다. 죽음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고민할 기회가 없었는데 작품을 통해서 성장을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속 강렬한 캐릭터를 잠시 내려놓고 서울한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펠로우 이유준 역으로 분한 황희는 "계속 읽히는 대본이었다. 흥미로웠고 무겁지 않았다. 위트가 있었다. 그리고 지성 선배님, 이세영, 이규형 선배님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기뻤다. 우리 드라마가 다른 메디컬 드라마와 차이점이 있다. 병을 고쳐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안 보이는 병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이 퍼즐을 맞춰가는 느낌이라 굉장히 흥미롭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한세병원 이사장과 마취과장의 막내딸이자 시영(이세영)의 동생을 연기하는 정민아는 "감정적인 시영과 달리 굉장히 이성적인 친구다. 겉으로 보면 차갑고 날카로워보일 수 있지만 내면은 따뜻하다.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라고 전했다.
시영과 미래의 엄마이자 서울한세병원 마취통증의학과장 민태경 역의 김혜은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등장, "고민도 많았고 어울릴까 싶었다. 시청자 분들이 '쟤 머리 왜 저래'라고 하실까봐 두려웠다. 사실 저희 나이가 되면 흰 머리가 많이 난다. 염색으로 가리는 거다. 하지만 제가 맡은 여자는 굉장히 소신 있고 당당한 역할이기 때문에 오히려 염색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있는 그대로의 당당한 모습을 그레이 헤어로 표현을 해도 괜찮겠다 싶었다"라고 염색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대본을 볼 때 재밌는 것과 안 될 만한 요소를 보는데, 저희 대본은 꼭 해야 할 이야기라는 확신이 들었다. 또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 몸이 아프다. 실제로 통증의학과를 다니기도 한다. 관심이 많아졌다. 죽음에 대해서도 저절로 생각을 한다. 참 의미 있는 드라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호스피스센터 완화의료팀 간호사 채은정 역의 신동미는 "저는 차요한을 막아서는 인물이다"라며 "대본을 읽고 첫 화부터 죽음, 고통, 삶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게 좋았다. 스스로도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가장 큰 장점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청자들과 함께 답을 찾아갈 수 있는 드라마라는 점이다"라고 강조해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의사요한'은 방영 전부터 달갑지 않은 잡음에 휩싸였다. 극중 간호사 캐릭터들을 소개 및 설명하는 과정에서 직업 비하 논란에 휩싸인 것. 제작진은 수간호사에 대해 "호들갑", "수다스러운", "아줌마" 등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다른 간호사에 대해서는 "먹다 퇴근하는" 등이라고 묘사해 간호사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조 PD는 본격적인 기자간담회에 앞서 따로 무대로 나와 "제가 많이 미흡했다. 치밀하게 신경을 쓰고 체크했어야 했는데 오해가 있던 것 같다. 간호사 분들에게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잘못한 걸 바로 알았기 때문에 수정할 수 있었다. 방송 전에 따끔하게 충고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감사하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그런 시선들 때문에 드라마 전체 이야기가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이 부족하더라도 애정으로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라고 사과했다.
현장 말미, 지성은 '열혈사제' 이후 시청률 면에서 부진하고 있는 SBS 금토드라마 시청률에 대해 "저도 금토드라마가 생소하다. 시대가 바뀌니까 많은 게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시청률에 의존하는 드라마는 안 만들고 싶다. 퇴색되어가고 수치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문화 자체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청률을 크게 상관하지 않고 있다. 좋은 드라마가 완성되면 다들 보신다. 보시는 분들의 인생에 도움이 되거나 흥미를 드릴 수 있다면 저희가 맡은 바를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소신을 드러냈다.
19일 밤 10시 첫 방송.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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