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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방송인 홍석천이 '커밍아웃' 이후 아팠던 시간들을 회고했다.
31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편견에 맞서 당당한 삶을 살고 있는 방송인 홍석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2000년 홍석천의 커밍아웃은 대한민국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홍석천은 "내가 서른 살 때 커밍아웃을 해서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한국을 떠나라', '죽어라' 등 별의 별 욕을 다 들었던 힘든 몇 년이었다"며 지난 시간들을 떠올렸다.
홍석천은 "어딜가도 날 써주지 않았다. 한창 일하고 싶은 나이에 일을 못하니까 그 때 처음으로 담배를 배웠다. 밖에 나가면 돌을 맞을 것 같으니, 나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폐인처럼 살았었다"고 고백했다.
그런 홍석천이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 또한 '아픈 기억'이었다. 홍석천은 "그 전까지 초등학생 친구들은 날 보면 늘 '뽀뽀뽀 아저씨'라며 친근하게 불러줬다. 그런데 어느날 그런 친구들이 우리 집 문에 낙서를 한 뒤 도망을 갔더라. 그래서 문을 보니까 나쁜 욕이 가득 적혀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쫓아가서 잡았다. 그랬더니 잘못 했다면서 울더라. 그래서 걸레를 주고 낙서를 지우게 했다. 그런데 집에 들어오니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한 번에 쏟아지더라. 그 날 정말 미친 듯이 울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떠난 홍석천의 모습도 그려졌다. 홍석천은 아버지를 향해 "내게 아버지께는 모든 순간이 감사한데, 그 중에서도 첫 번째는 대학 연극영화과에 간다고 하는 내 말을 허락해줬을 때 였다. 아버지가 내 결정을 밀어주는구나라는 생각에 감사했다. 두 번째는 2000년에 커밍아웃을 할 때였다. 부모님이 쓰러질까봐 정말 걱정을 했다. 당시 나는 아버지께 고백을 했다. 30년간 혼자 끙끙 앓고 있던 이야기인데, 이런 고민이 있다고 한 번은 이야기하고 싶은 데라면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가만히 계시더니 그럼 기사를 내라고 하시더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아들의 바람과 달리 홍석천의 아버지는 "아들이 언젠가 제 위치로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고, 어머니도 그렇다. 다른 사람들도 50대에 다들 결혼을 하는데 그걸 못할 게 뭐가 있냐"며 자신의 마음을 얘기했다.
이를 들은 홍석천은 가슴 아픈 표정을 지었다. 홍석천은 "10년 전인가 아버지가 나한테 어떤 여자 분이랑 선을 보라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부모님이 이제는 날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20년이 지나고도 그런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내가 참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석천은 "대한민국에서 홍석천으로 사는 것도 참 힘든 일지만, 홍석천의 아버지로 산다는 것도 그럴 것이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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