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투수력은 지금이 더 나은 것 같은데요."
키움은 선두 SK에 무려 6.5경기 뒤졌다. 반면 3위 두산에 1.5경기 차로 거센 추격을 받는다. 2위 다툼에 포커스를 맞추고 후반기를 진행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올해를 대권도전 적기로 본다. 꼭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하지 못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적기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실제 지난 몇 년간 경쟁 및 육성, 트레이드를 통해 꾸준히 전력을 다져왔다. 현재 주축 멤버들이 작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경험을 쌓은 것도 자산이다. 자연스럽게 히어로즈 역대 최고 시즌이던 2014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히어로즈는 잘 나가던 삼성에 0.5경기 차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컵을 넘겨줬다. 78승48패2무, 승률 0.619로 마쳤다. 플레이오프서 LG를 따돌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승4패로 패퇴, 통합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2019년 키움이 2014년 넥센보다 밀리지 않는다는, 오히려 투수력은 더 좋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김상수는 "2014년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올 시즌도 그 정도의 멤버다. 안우진이 돌아오면 완벽한 전력을 갖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4년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기준으로 비교해보자. 투수는 밴헤켄, 헨리 소사, 오주원, 조상우, 마정길, 한현희, 김대우, 문성현, 김세현, 손승락이었다. 1일 기준 키움 1군은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최원태, 이승호, 김선기, 김상수, 한현희, 조상우, 윤영삼, 김성민, 양현, 오주원이다.
장정석 감독은 "투수는 지금이 나은 것 같기도 한데요"라고 웃었다. 물론 장 감독은 "당시에는 20승 투수 밴헤켄이 있었다. 확실한 에이스는 없지만, 지금 구성도 좋다"라고 말했다. 장 감독 지적대로 현재 키움 마운드에 단기전서 확실하게 타자들을 압도할만한 에이스는 없다. 브리검과 요키시는 좋은 투수다. 그러나 냉정하게 볼 때 SK 김광현이나 앙헬 산체스, 두산 조쉬 린드블럼과 맞붙어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단기전서 이 대목은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마운드 깊이는 2014년보다 좋다. 5년 전 넥센은 단기전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투수가 소수정예였다. 3선발로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필승계투조의 양도 넉넉하지 않았다. 반면 올해 키움은 안우진이 어깨 통증을 치료하고 돌아오면 불펜으로 돌릴 구상까지 할 정도로 선발, 중간 모두 여유가 있다.
포스트시즌서 브리검~요키시~최원태~이승호가 1~4선발로 뛰고 마무리 오주원에 조상우, 김상수, 한현희, 안우진이 필승계투조를 맡는 그림이 그려진다. 롱릴리프는 넘친다. 확실히 2014년보다 풍족하다. 한현희는 "그때보다 지금 마운드가 더 좋은 것 같다"라고 거들었다.
타선을 보자. 5년 전 한국시리즈 멤버는 박병호, 서건창, 강정호, 김민성, 윤석민, 서동욱, 김지수, 김하성, 이택근, 유한준, 이성열, 박헌도, 문우람, 비니 로티노, 유재신이었다. 1일 기준 키움 1군은 박병호, 김혜성, 김하성, 송성문, 서건창, 김지수, 이정후, 임병욱, 제리 샌즈, 김규민, 박정음, 박동원, 이지영, 주효상이다.
5년 전에는 201안타의 톱타자 서건창, 52홈런의 4번 타자 박병호, 40홈런 유격수 강정호가 있었다. 지금 키움 라인업에 이만한 파괴력을 지닌 타자는 없다. 그러나 당시에는 타고투저 시대였다. 그리고 서건창과 박병호의 기량 자체는 여전히 의심할 여지가 없다. 강정호는 없지만, 강정호 이상으로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김하성이 있다. 활용도가 높지 않던 외국인타자 비티노 대신 리그 톱클래스 외국인타자 샌즈가 있다. 서건창 대신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이정후도 있다. 포수 박동원과 이지영의 공격생산력은 리그 최고수준이다.
5년 전에 비해 라인업 밸런스가 좋아졌다. 5년 전에는 주축타자들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올 시즌 키움은 더블포지션, 시즌 초반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통해 주축들의 에너지를 철저히 관리했고, 엔트리 활용폭을 넓혔다. 김혜성, 송성문, 김규민은 언제든 한 방을 날릴 수 있다. 대수비 김지수와 박정음, 제3의 포수 주효상도 있다.
결국 올 가을의 결과가 모든 걸 말해준다. 키움의 한 선수는 "올 시즌 SK가 가장 강하다고 하는데 결국 투수력이 좋아서 1위를 하는 것이다. SK 타자들보다 우리 타자들이 더 강한 것 같다. SK에 힘에서 밀린다는 느낌은 없다"라고 말했다.
[2014년 넥센(위), 2019년 키움(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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