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리빌딩을 병행 중인 KIA의 2019시즌 최대 소득은 마무리 문경찬의 발견이 아닐까.
고질적인 뒷문 불안에 시달렸던 KIA는 올 시즌 순위는 8위에 머물러 있지만 적어도 9회에 대한 걱정은 없다. 새로운 마무리 문경찬을 발견했기 때문. 4월 중순 김윤동의 부상 이탈로 마무리 보직을 꿰찬 그는 올 시즌 1승 1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1.41의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4월 12일 SK전부터 7월 7일 LG전까지 무려 2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고, 날씨가 더워진 7월에도 8경기서 5세이브를 챙기며 올해의 호투가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문경찬은 “올스타 휴식기 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특히 음식을 신경쓰다보니 체력이 좋아졌다”며 “확실히 다른 보직에 있을 때보다 책임감과 의욕이 더 생긴다. 사실 요즘 야구가 잘 돼 너무 좋지만 마무리라는 보직이 아직 내겐 과분하다”라고 말했다.
인천고-건국대를 나온 문경찬은 사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전문 선발 요원으로 이름을 날렸다. 상무 복무 시절 보직도 선발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롱릴리프, 추격조 등 중간투수 임무를 받아 가능성을 보였고, 지난 마무리캠프부터 본격적으로 1이닝씩 던지는 연습을 하며 필승조로 나설 준비를 했다.
다행히 마무리 보직이 잘 맞는 문경찬이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구위도 구위이지만 무엇보다 활발하고 외향적인 성격이 타이트한 상황을 극복하기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그는 “기록은 마무리가 제일 잘 맞는 것 같다”고 웃으며 “신인 때부터 실패를 많이 하다 보니 스스로 어차피 맞을 거 후회 없이 던지자고 생각한 게 좋아진 요인 같다. 볼넷 출루보다 차라리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경찬은 호투의 또 다른 원동력으로 자신을 향한 선발투수들의 믿음을 꼽았다. 특히 양현종의 승리를 지켜냈던 지난달 30일 SK전을 떠올리며 “9회에 올랐을 때 긴장도 했고 블론세이브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지만 (양)현종이 형은 내가 무조건 막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며 “진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너무 고마웠다.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경찬은 올 시즌 강렬한 활약에 힘입어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국가대표를 향한 욕심은 크게 없다. 문경찬은 “올스타에 처음 뽑혔을 때랑 기분이 비슷하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유니폼을 입어야 실감이 날 것 같다”며 “국가대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겐 너무 먼 이야기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만 잘하자는 생각이다”라고 속마음을 전했다.
문경찬이 태극마크보다 더 신경 쓰는 건 ‘유종의 미’다. 데뷔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마무리가 좋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문경찬은 “남은 시즌 모든 걸 쥐어짜내야 할 것 같다”며 “체력적으로 힘들어서가 아니다. 남은 힘을 다 쓰고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문경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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