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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바람 따라 길 따라 시간의 '집'을 지었던 디아스포라 건축가 이타미 준의 삶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가 오는 8월 15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이타미 준과의 추억을 간직하고 시간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인물 스틸 4종을 공개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먼저 첫번째 스틸은 이타미 준의 최초의 클라이언트인 '좌옥화'씨다. 제주도 서귀포 출신의 재일교포 좌옥화 씨는 회사 직원의 소개로 같은 재일한국인인 이타미 준에게 생애 처음으로 구입한 아파트의 레노베이션을 의뢰하게 된다.
또한 그녀는 귀향하여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낼 목적으로 제주도에 지을 집의 설계 또한 이타미 준에게 의뢰하며, 제주도를 마음의 고향으로 삼았던 이타미 준과 30년이 넘는 세월의 특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두번째 스틸은 이타미 준의 딸이자 ITM 건축연구소 대표인 유이화 건축가의 모습이다. 유이화 건축가는 한국말이 서툰 아버지의 통역을 위해 아주 어린 시절부터 현장을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건축을 접하게 되었다.
그녀는 열정적으로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현장에 섰을 때 경험했던 행복감을 통해 건축가의 꿈을 품게 되었다. 이타미 준은 남자가 하기에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그녀가 미국 유학에서 돌아오자 본격적으로 자신의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 그렇게 아버지의 길을 뒤따르게 된 유이화 건축가는 현재 이타미 준의 후계자로서 사람과 자연을 향하는 건축을 이어가고 있다.
세번째 스틸은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반 시게루'의 모습이다. 친환경적인 소재인 종이를 사용한 건축을 하며 '종이 건축가'로 불리는 그는 세계 각국의 재난 및 분쟁 지역을 다니며 이재민과 난민을 위한 공간들을 지었다.
'인류에 대한 공헌을 온몸으로 실천한 건축가'라는 평가를 받는 반 시게루는 이타미 준과 한 동네에 가까이 살며 오랜 시간 우정을 나누었던 사이다. ‘이타미 준의 바다’에서 '자신이 유일하게 함께 술을 마시던 형님'이라며 이타미 준을 회고하는 그는 따뜻한 인간성과 삶의 방식이 녹아 든 이타미 준의 건축세계에 대해 건축가의 시선으로 설명해준다.
네번째 스틸은 고베 대학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고토 사라'씨다. 그녀는 우연히 여행잡지에서 이타미 준의 작품사진을 보고 큰 감동을 받은 뒤, 일본 뿐 아니라 한국까지 그의 실제 건축물을 찾아가며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타미 준이 재일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몰랐음에도, 한국인 어머니를 둔 그녀가 이타미 준의 디아스포라적 고독감과 그것을 승화시키는 건축의 따뜻한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였던 것은 운명과도 같았다. 이처럼 이타미 준과 특별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들은 관객들에게 인간 이타미 준-유동룡을 발견하는 귀중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이타미 준의 바다’는 개봉 전부터 언론과 평단의 극찬 리뷰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건축가의 삶과 건축물들에 담긴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 -강경호 CGV아트하우스 사업부장, "그 공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적으로 품는 건축물을 설계했던 그의 성취를 마치 그 공간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듯한 카메라로 화면에 새겨 놓는 과정은 퍽 감동적인데, 정치와 역사가 강제했던 세상과의 불화를 자기만의 이상 실현에 매진하는 노력을 통해 조화를 구현하는 결과로 바꿔놓은 흔적을 이타미 준의 건축물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김영진 평론가, "첨예한 긴장 속에서 독특한 세계를 탄생시킨 예술가이자 투쟁가의 초상" -이혁상 감독, "‘이타미 준의 바다’는 이타미 준에 대한 존경과 헌사를 기반으로 한 긴밀한 대화에 가깝다." -씨네21 송경원 기자 등의 리뷰는 건축가의 신념이 현재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와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공간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위대한 디아스포라 건축가의 일대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이타미 준의 바다’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 = 영화사 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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