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재일교포 3세 안권수(26)가 마지막 10라운드서 극적으로 KBO리그행의 꿈을 이뤘다. 두산은 안권수의 어떤 잠재력을 눈여겨 본 것일까.
안권수는 지난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0 KBO 신인드래프트서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안권수는 우투좌타 외야수로 일본에서만 야구를 했다. 일본 와세다 실업 고등학교와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꽤 유망한 외야 자원이었지만 일본 프로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결국 군마 다이아몬드 페가수스, 무사시 히트 베어스 등 독립리그를 거쳐 실업리그인 카나플렉스 코퍼레이션에서 야구를 해야 했다.
그러던 찰나 이달 초 수원KT위즈파크서 2020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이아웃이 열렸고, ‘할아버지의 나라’서 프로의 꿈을 펼치기로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허리가 아파 마음껏 제 기량을 펼칠 수 없었다. 주루 테스트 도중 허리를 잡고 통증을 호소한 그였다.
그런 안권수가 마지막 10라운드서 극적으로 KBO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사실 이날 현장에 안권수는 없었다. 트라이아웃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기에 그만큼 기대감이 낮았다. 대신 부모님이 참석해 아들이 프로행을 간절히 바랐고, 드래프트 종료 직전 꿈이 이뤄졌다.
두산은 안권수의 어떤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일까. 현장에서 만난 이복근 두산 스카우트팀장은 “일본에서 배운 세밀한 야구에 높은 점수를 줬다”며 “정확한 타격과 함께 주루도 뛰어나다. 번트, 대주자, 대수비 등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산은 애초부터 안권수를 하위 라운드에서 뽑을 계획을 갖고 드래프트에 임했다. 트라이아웃 내용이 좋지 못했기에 다른 구단이 탐내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있었다. 이 팀장은 “트라이아웃 때 보면서 다른 구단의 관심이 크게 없을 것으로 봤다. 마지막에 뽑아도 될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라고 했다.
마지막에 뽑혔지만 오히려 1군 활용도는 장규빈, 제환유, 최세창 등 상위 라운더보다 높다는 평가다. 이 팀장은 “앞 순위보다 1군 활용도가 높다. 앞 순위 선수들은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면 안권수는 기량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이 바라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봐도 무방한 안권수의 두산행이다. 프로 지명 불발, 부상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은 끝에 프로행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제 그 간절했던 마음을 2020시즌 그라운드에 녹여내는 일만 남았다.
[안권수. 사진 = 일본 독립리그 군마 다이아몬드 페가수스 공식 SNS 캡쳐]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