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적병, 역류성식도염ㆍ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역류성식도염이란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역류를 방지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이 저하되어 위산이 역류해 목 이물감 즉 '매핵기(梅核氣)', 가슴쓰림, 속쓰림, 신트림, 목소리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과 함께 치료가 까다로운 과민성대장증후군('과민대장증후군'으로 개칭)은 대장 근육의 과민해진 수축 운동으로 인한 기능 장애로 발생하는 증상이다. 설사와 변비를 비롯해 복통, 복부팽만감, 두통, 불안, 우울감 등의 다양한 증상을 보이며 특히 스트레스에 과민한 특성을 갖는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 박사)는 "위 외부 근육층에 쌓인 담적 독소가 위 기능은 물론 장 기능을 저하시키게 되는데, 이 과정이 지속되면서 역류성식도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이란 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노폐물로 인해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담적'이 유발하는 각종 증상을 말한다. 원인은 불규칙적인 식사,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 음주와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유전적 비위허약(脾胃虛弱) 등 다양하다.

담적병이 발생하면 만성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목이물감, 잦은 트림, 복통, 설사, 변비, 구취 등의 소화기 증세가 유발된다. 담적 독소가 초기 단계에서 적절히 제거되지 않으면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게 되어, 불면증, 어깨결림, 왼쪽 · 오른쪽 옆구리통증, 두통, 만성피로 증상, 어지럼증, 여성의 경우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 등 전신증상이 유발될 수 있어 조기에 치료가 필요하다. 담적병은 최근에 '담적증후군'으로도 불린다.

담적병은 위염이나 위궤양과 같이 위 내부 문제가 아닌 외부 근육층의 무력화로 나타나는 기능적인 문제로 내시경이나 엑스레이, 초음파 등의 각종 병원 검사로도 진단이 어렵다는 특징을 갖는다. 따라서 자가진단으로 그 증상을 예상해 보는 것도 담적병을 조기발견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아래 통증이 있다.

둘째, 신경계 증상은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있다.

마지막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다.

이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담적병(담적증)을 의심해보고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 치료방법으로는 체내에 퍼져있는 담적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운동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한약을 개인별 증상과 체질에 맞추어 처방한다. 또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위장경락순환을 촉진시켜주는 침치료, 약침치료, 온열요법 등을 주기적으로 병행한다"라고 한다.

이어 "아울러 담적병의 재발을 막고 또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영양상 균형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식사 그리고 꾸준한 운동과 건전한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생활습관을 꼭 실천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이석희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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