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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지금 제가 답보 상태인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 배급 NEW) 관련 인터뷰에는 배우 차승원이 참석했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하루 아침에 '딸' 벼락을 맞은 철수(차승원)가 자신의 미스터리한 정체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반전 코미디극이다.
차승원은 이계벽 감독과 평소 연락을 한다고 밝히며,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오후 5시 전에 집에 들어가있는 패턴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지금 '싱크홀'이라는 영화를 찍고 있는데 그 감독님도 그런 패턴이더라고요. 생활 패턴이 비슷한 사람이 정말 좋아요. 왠지 모를 동질감이 드는 것 같으면서도 위로를 받게 돼요. 그렇다고 가정적이라는 건 아니지만, 집에 들어가면 여러 생각들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술을 안 마셔요. 8시 이후에 나와서 술을 마셔본 적이 7, 8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술 마시자고 전화도 안 와요.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그렇지 않으면 좀 아픈 것 같아요. 지방촬영가면 두 달 정도 밖에 있는데 지금은 하루만 밖에 있어도 집중이 잘 안돼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케이블채널 tvN 예능 프로그램 '스페인 하숙'을 언급, 그 당시는 힘들지 않았는지 묻자 "그 때도 아침 5시 반에 일어나곤 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프로그램 속에서 차승원은 여행객들의 아침 식사를 챙겨주기 위해 한식부터 샌드위치까지 척척 만들어내며 차셰프다운 멋진 모습을 보였다.
"나이가 들 수록 책임감이 더해지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그렇게 해서 욕 먹기가 싫고, 약속한 것은 지키고 싶더라고요. 전날 쭉 정리를 하고 나서 될 수 있으면 해내자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제 성향도 그렇게 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나만 잘되면 돼'라고 생각했어요. '남이 좀 안되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어'라고 생각했어요.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도 있잖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 잘 안되면 저한테도 고스란히 여파가 전달되더라고요. 그 영향이 다 저한테 오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요새는 될 수 있으면 다툼이 없는 게 좋아요. 얘가 나보다 더 나아도 응원해주고 칭찬해줘야 저한테도 그게 와요. 그런 면에 있어서 저도 성향이 좀 바뀐 것 같아요."
그는 나이 50대가 되니 자신의 성향이 날카로움에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 50이 되니까 좀 변한 것 같아요. 날카로움도 있는데 예전에는 피해를 받으면 날이 팍 나왔는데 지금은 날을 좀 숨겨요. 그게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이제야 좀 저 같아요. 정말이에요. 좋든 나쁘든 솔직해지는 것 같아요. 예능에서 답보 상태라고 말을 했는데, 나쁜 의미로 말한 게 아니라 정체돼있다는 의미보다는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어요. 그다지 좋은 일도 없고 나쁜 일도 없어서 그래요. 30대 때는 요동치는 시기가 있었고 40대 때도 그랬는데 지금 상태로는 축하한다는 인사를 받을 것도 없지만 '너 왜 그랬어'라는 것도 없어요. 그런데 저는 지금이 정말 좋아요. 저답다는 것의 연장선상일 거예요. 제가 저를 그다지 꾸미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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