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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공백기가 없다.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무작정 달려온 끝에, 신예 김도연(29)은 데뷔 2년차에 무려 여섯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엔 케이블채널 tvN 새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극본 박정화 연출 한동화)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1991년생인 김도연은 2018년 MBC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로 데뷔해 올해로 2년차를 맞은 풋풋한 신예다. 사실 영화 '명당'을 먼저 촬영했지만 하반기에 개봉했던 터라 브라운관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덕분에 그는 종합편성채널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tvN '알함브라의 궁전', SBS '녹두꽃'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쉴 새 없이 자신의 존재를 아로새겼다.
오는 25일 첫 방송을 앞둔 '청일전자 미쓰리'에서는 오만복(김응수) 사장의 아들 오필립으로 분한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위기의 중소기업 '청일전자' 직원들이 삶을 버텨내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휴먼 오피스 드라마로, 혜리와 김상경이 주연을 맡아 기대감을 자아냈던 바.
김도연이 연기할 오필립은 훈훈한 피지컬과 빛나는 외모만 보면 '심쿵 유발자'이지만 속 터지게 느리고 어눌한 한국어 구사 능력으로 인해 모지리로 오해받는다.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나 의대에 재학하던 중 수술실 트라우마를 겪고 돌연 귀국해 연구에만 매달리는 '연구실의 히키코모리'로 감정 표현에는 서툴지만 내면은 따뜻하고 깊은 인물이다.
방영일이 얼마 남지 않아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인터뷰 당일은 다행히 촬영이 없는 날이라며 웃던 김도연이다. 그는 "이 작품에 올인 중이다. 실제로 드라마 배경인 공단에서 촬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위기를 맞고, 그걸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저도 그렇고, 어떠한 회사에도 해당이 되는 거다. 어려운 시련, 흔들림 등의이 이야기가 담겨있다. 보시는 모든 분들이 공감하실 거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위로도 받을 것 같다"라며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가득 표현했다.
다만 오필립 캐릭터가 지닌 일명 '훈남' 설정에는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도연은 "되게 부담스러운 설정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적인 드라마이지 않나. 그래서 멋있게 말하는 모습 등은 다 삭제했다. 현실 속에 있을 법한 인물을 그리자는 게 목적이다. 어떻게 보면, 현실성 있는 '멋짐'이다. 그게 저랑은 맞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만약 정말 잘생긴 캐릭터가 필요했다면 저를 캐스팅하셨겠어요?(웃음) 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던 거죠. 저는 '잘' 못생겼어요. 못생겼는데, '잘' 못생겼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현실주의를 추구하는 저희 드라마에 잘 맞는 생김새라고 생각해요. 기대를 안 하시면 좋을 거 같은데. 하하. 무심했던 필립이가 마음을 열게 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점점 잘생겨보이지 않을까요?"
주인공 이선심 역의 혜리와 또래인 김도연은 사적으로도 자주 만난다며 "좋은 친구가 생겼다"라고 흐뭇해했다. 대신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존재는 연출을 맡은 한동화 PD였다. 오디션을 통해 드라마에 투입된 김도연은 "감독님과 정말 자주 뵀다. 제 멘토나 다름없다. 이 작품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감독님 때문이다. 같이 나눴던 대화들, 현장에서 한 경험들이 제게 어떤 그 수업보다도 값진 경험이다"라고 전하며 연신 감사를 전했다.
"감독님이 말씀해주시는 게 테크니컬한 건 아니에요. 철학, 연기관, 인생관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시죠. 기억에 남았던 말이 있어요. '우리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희로애락이다. 그 일은 축복받은 일이다'라고 하셨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와닿지 않았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반성하게 돼요. 비중과 상관없이 가져가야 할 책임감이 막중하구나를 많이 느꼈어요. 부담감 아닌 부담감도 많이 생겼어요.(웃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해야죠. 절실해요 저."
"저는 워낙 차분한 성격이라 사춘기를 크게 겪지 않았고, 방황도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오필립을 연기하면서 '사춘기를 겪었다면 이런 기분이었겠구나'를 느끼고 있어요. 변화, 생각, 감정, 소신 등의 모든 것들이 담겨있거든요. 그래서 촬영할 때 실제로 힘들기도 했고, 위로도 받았어요. 원래 촬영을 마치면 바로 빠져나오는 스타일인데, 이번 드라마는 삶과 깊이 연관돼있어서인지 어느 순간 답답하고 먹먹해져요. 또 제가 내일모레 서른이에요. 앞 자릿수가 바뀐다는 생각에 더 크게 와닿은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 가져가야할 것들에 대해 늘 고민 중이에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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