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부산 신소원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거장 감독으로서의 여유와 소신있는 대답으로 눈길을 끌었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갈라 프레젠테이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무대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첫 인사 직전 양해를 구하고 다시 무대 밖으로 나가 의아함을 자아냈다. 기자회견 2시간 전 김해공항을 통해 막 도착한 그는 소량의 물을 쏟아 "스미마셍(죄송합니다)"이라는 귀여운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영화에 대해 다양한 질문이 오가는 가운데, 최근 한국과 일본의 경직된 시국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질문은 자유롭게 할 수 있으되, 작품에 관한 질문에 집중해주시고 고레에다 감독님은 작품과는 무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면 노코멘트를 해도 된다"라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배려하는 말을 건넸다.
하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을 했다"라며 "오히려 첫 번째 주신 질문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첫 번째 질문으로 영화 속 '진실'과 어머니, 딸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거짓과 허구가 뒤섞인 '진실'이라는 자서전을 쓴 여배우에게 찾아온 딸의 이야기다. 자기 자신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이는 딸의 입장에서는 일주일간 어머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통해 본인이 생각하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새롭게 써내려가는 바람이 있었다. 서로가 연기를 하기도 하고 마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가 도달하고자 하는 진실에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관계 질문과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고난과 역경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5년 정도 전 쯤이었는지 부산국제영화제가 전체적인 압력을 받고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상황에 직면한 시기가 있었다. 그 때 전체적인 영화인들이 영화제 지지를 냈다. 나 또한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한 어려운 시기를 잘 거쳐 나도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 부산영화제가 대응을 잘 했고 잘 견뎌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문제나 고난을 겪었을 때,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더욱 깊이 서로를 내보임으로써 이러한 연대가 가능하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이기 때문에 나 또한 왔다. 이 자리에는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 영화를 만드는 사람 뿐만 아니라 그러한 언론들도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우회적이지만 메시지를 담은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프랑스에서 영화를 찍을 때도 그 의식이 별로 없었다.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작업을 하고 있다. 동시에 아시아 감독들, 대만 감독님이나 한국의 이창동 감독님 등 아시아의 동지들의 작품들을 통해 자극과 영감을 받았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나 또한 그 분들에게 보여드릴 때 부끄럽지 않은 감독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25년 간 영화를 만들었다. 아시아의 영화인이라는 생각은 내 깊은 곳에 있다. 이번에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것은 감회가 남다르다"라고 표현했다.
한편,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은 전설적인 여배우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발간, 그의 딸 루미르(줄리엣 비노쉬)은 책 발간 축하를 위해 오랜만에 어머니의 집을 찾게 되면서 벌어지는 갖고 이야기다.
[사진 = 부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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