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부산 신소원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자로서의 고민들과 솔직한 생각들을 털어놨다.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필름메이커 토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모더레이터 양익준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여러 영화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연기를 펼쳤다. 모더레이터 양익준 감독은 "감독님의 '아무도 모른다'를 처음 봤을 때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이들의 감정은 과연 연기일까 사실일까, 저걸 어떻게 찍었을까,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아이들의 연기를 저렇게 이끌어낸다는 것이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했다"라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대해 존경심을 드러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기본적으로 찍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는데 그 당시에는 아이들끼리 찍는 씬이 많아서, 사진을 16mm 카메라로 찍었는데 계속 돌려놓고 아이들이 놀게 한 상태로 찍고 있을 ??가 있었다"라며 "그냥 돌리는 상태로 들어가서 귓가에 '이렇게 해봐'라고 말하고 프레임 밖으로 나와서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능한 카메라가 있고 없을 때의 차이가 없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2018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려한 생활의 이면에 과거 힘들어서 영화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있었다. 첫 번째는 '걸어도 걸어도'라는 영화를 찍었을 때 배급을 했던 회사가 망했다. 굉장히 힘들었다. 돈이 전혀, 극장 수입이 전혀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 됐다. 회수가 안됐고 배두나 씨와 작업한 영화에 도움을 줬던 프로듀서 분이 돌아가셔서 빚만 남게 됐다"라며 "이대로 계속 영화를 한다면 나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불편하겠다고 생각해서 그 때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계속 멈추지 않고 달려왔었는데 그 때는 한 번 발걸음을 멈추게 됐다. 주변을 다시 돌아보고 대면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힘들었다. 첫 작품을 했을 때는 그 때 아무 것도 모르고 했다. 1억엔 정도만 갖고 만들었는데 5천만엔 자금밖에 준비가 안됐는데 찍었다. 지금은 절대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하려는 사람을 말릴 것 같다. 지금은 내가 뭘 못하는지 안다. 그 때는 찍기만 하면 재미있게 나오고, 개봉하면 완전히 히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돈 내겠다는 사람도 없고 재미있다는 사람도 없어서 '큰일났는데'라고 생각했다"라며 "막막한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작품을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베니스 영화제에 갔고 전개가 좋아지면서 기적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내 영화가 한 편도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고 DVD에서만 볼 수도 있었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한 작품, 한 작품 찍기 위해 외줄타기를 했다. 극장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내 작품을 걸어달라고 부탁했다. 그게 내 30대 때의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영화 감독들이 자리했다. 양익준 감독은 자리에 온 여러 감독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부탁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긴 고민 끝에 솔직한 생각들을 전했다.
그는 "물론 감독이니까 감독 일만 한다는 식의 배짱 좋은 각오를 갖고 찍고 촬영을 하고나면 '나머지 편집, 배급 잘 부탁해'라는 방식도 있다. 과거엔 그렇게 많이 했다. 그런데 나와 이와이 ??지 감독이 같은 세대인데 그때부터 달라졌던 것 같다. 포스터를 어떻게 할 것인지 포함해서 모든 것을 다 자기가 만들자는 생각으로 바뀐 것 같다"라며 "그걸 하지 않으면 너무 촌스러운 포스터가 되기 때문에 그걸 견딜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총체적으로 해나가자고 생각했다. TV 출신이다보니까 자기가 기획서를 써서 투자하는 사람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해서 모두가 감독의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는 내가 못하는 것은 남에게 맡긴다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조언을 하자면 내가 스스로 일단 해보고 못하는 것이 있다면 동료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하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1995년 첫 장편 '환상의 빛'을 시작으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태풍이 지나가고'(2016), '어느 가족'(2018)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어느 가족'으로 2018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공식 초청돼 영화제를 찾았다.
[사진 = 부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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