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실수를 조금만 줄이면 편하게 할 수 있다."
치고 받는 게 야구의 전부가 아니다. 야구는 실수와의 싸움이다. 특히 주루사와 실책은 분위기와 흐름에 민감한 포스트시즌서 절대적인 의미를 지닌다. 포스트시즌 역사를 돌아보면 주루사 혹은 실책이 잦은 팀은 거의 예외 없이 웃지 못했다.
키움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거의 매 경기 크고 작은 주루사, 주루 실수가 나왔음에도 SK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 모두 잡았다. 타선의 화력, 막강한 불펜의 힘으로 조그마한 틈을 메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서 매 경기 타자들이 잘 칠 수 없다. 불펜 투수들도 중요한 순간에 얻어맞을 수 있다. 그래서 주루사를 줄이는 게 좋다. 괜히 상대에 반격의 빌미를 내줄 필요가 없다.
SK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보자. 1차전서는 이정후가 1회초 1사 1루서 중견수 앞에 빗맞은 안타를 날렸다. 1루 주자 서건창이 3루에 들어간 사이, 이정후가 1루를 밟고 오버런을 하다 태그아웃 됐다.
2차전서는 김하성이 0-3으로 뒤진 4회초에 우중간 2루타를 날린 뒤 이정후의 짧은 중전안타에 홈까지 파고 들다 아웃됐다. 후속타자들의 분전과 상대 실책으로 3-3 동점을 만들었지만, 과정을 볼 때 김하성의 홈 횡사는 옥에 티였다.
김하성의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 2루 주자의 경우 좌측 타구가 아닌 이상 타구 방향을 보면서 주루하기 어렵다. 때문에 3루 코치의 시그널을 보고 주루한다. 결국 김하성이 3루를 밟을 때 팔을 돌린 3루 코치의 판단 착오였다고 봐야 한다.
주루사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6-7로 뒤진 8회초 1사 2,3루서 이지영의 중전안타에 2루 주자 김규민의 주루에도 실수가 있었다. 이지영의 타구는 라인드라이브가 아닌 땅볼이었다. 내야를 조금 벗어날 정도의 짧은 타구도 아니었다. 당연히 김규민은 타구를 보자마자 3루로 뛰어야 했다. 타이밍상 홈에 쇄도해야 했다.
그러나 멈칫하다 뒤늦게 뛰면서 3루 점유에 만족했다. 대타 송성문의 결승 1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홈을 밟았지만, 김규민으로선 아찔한 순간. 그날 MVP에 선정됐지만, "타구를 (시야에서)놓쳤다. 큰 실수를 했다"라고 돌아봤다.
키움이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서 주루사를 하고도 SK를 이기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루사를 줄여서 나쁠 게 없다. 장정석 감독은 "주루사를 하지 않는 게 최상인데, 사람이라 경기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개의치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수를 조금만 줄이면 편하게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주루사 장면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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