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한 명은 정규시즌, 다른 한 명은 가을 부진을 만회하려 한다. 1차전이 100% 만족스럽진 못했지만 그래도 작은 반등 계기를 마련하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김재환과 박건우는 이번 한국시리즈 두산 타선의 키플레이어다. 핵심 선수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이들은 무엇보다 이번 가을 ‘부진 탈출’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14.5경기 차 압도적 정규시즌 우승에도 김재환은 갑작스런 옆구리 부상, 박건우는 타율 .042(24타수 1안타)의 극심한 부진으로 통합우승에 실패했다. 여기에 김재환은 지난해 홈런왕 및 MVP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올 시즌 136경기 타율 .283 15홈런 OPS .796의 부침을 겪었다.
그렇기에 두 선수의 가을 준비 과정은 남달랐다. 김재환은 총 20일의 준비기간 중 단 하루만 쉬고 타격 훈련에 매진했다. 본래의 호쾌한 스윙을 찾기 위해 추가 훈련을 자청했고 그 결과 감독에게 “좋았을 때의 모습이 나왔다”는 호평을 들었다. 부상 방지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박건우 역시 시즌 타율 .319의 기세를 잇는 데 중점을 뒀다. 취재진의 가을 반등과 관련한 질문이 나와도 “경기서 보여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재환은 전날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 5번에서 감을 조율했지만 다시 4번 자리로 돌아와 4회 2사 2루서 첫 안타를 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스윙은 마지막 타석이었다. 9회말 1사 1, 2루서 등장해 1B0S에서 오주원의 슬라이더(130km)를 받아쳐 간담을 서늘케 하는 파울홈런으로 연결한 것. 비록 홈런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좋았을 때의 타격 매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볼넷을 골라내는 침착함도 보였다.
1번타자 우익수로 나선 박건우는 5타수 무안타 2득점으로 예열이 덜 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박건우에겐 빠른 발과 강한 어깨가 있었다. 4회 2사 2루서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그는 도루로 포수 실책을 유도한 뒤 페르난데스의 2타점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또한 9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 끝내기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4회 무사 만루 위기서 김웅빈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 레이저 송구로 3루주자 이정후의 태그업을 저지한 장면도 강렬했다.
두산 타선은 지난해와 달리 1차전부터 희망을 제시했다. 실전 감각 부족이라는 우려를 지우고 12안타-7득점을 몰아쳤다. 허경민이 3안타, 정수빈과 오재일이 멀티히트로 빛났다. 박건우를 제외하고 선발이 전원 안타를 친 게 고무적이다. 그런 가운데 부진 탈출이라는 부담을 안은 김재환과 박건우가 간접적으로 승리에 기여하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3년만의 통합우승 전망이 그만큼 밝아진 두산이다.
[김재환(좌)과 박건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