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양 고동현 기자] 감독과 코치 관계에서 감독으로 만나는 경우는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만남은 여느 때보다 특별했다.
전주 KCC는 24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송교창과 이정현의 활약에 힘입어 84-82로 승리했다.
올시즌부터 KCC를 이끌고 있는 전창진 감독은 원주 TG(현 DB)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맡았던 팀과 시즌을 치른 팀의 숫자는 다르다. 전창진 감독은 2014-2015시즌을 끝으로 부산 KT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KGC로 자리를 옮겼다.
KGC 이적 과정에서 이른바 '전창진 사단'도 함께 했다. 당시 코치였던 김승기 감독과 손규완 코치가 그들. 이들은 원주를 시작으로 부산에서도 전창진 감독을 보좌했다.
이들 3인방이 함께 KGC로 향한 뒤 대형변수가 생겼다. 전창진 감독이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를 받으며 팀에서 물러났다. 시즌도 시작하기 전에 떠나며 KGC 감독으로는 1경기도 나서지 않았다.
반면 코치 2명은 그대로 팀에 남았다. 이후 김승기 코치는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 사령탑을 맡았고 팀의 통합우승까지 맛봤다.
전창진 감독은 KGC를 떠난 뒤 불법 스포츠도박 의혹으로 인해 재판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KBL로부터 무기한 등록자격 불허 처분도 받았다.
이후 지난 시즌을 앞두고 코트 복귀를 시도했지만 KBL 등록 불허 판정을 받은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어렵사리 KCC 감독이 됐고 이날 두 명의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전창진 감독이 KGC를 떠나고 김승기 감독이 소속팀에 남은 뒤 이들은 서먹서먹한 관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승기 감독은 "어제 KCC가 훈련하러 왔을 때 10분 정도 얘기를 했다"라며 "인사 잘 드리고 인사 잘 받아주시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배우는 자세로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웃은 쪽은 KCC와 전창진 감독이었다. KCC는 3쿼터 중반 한 때 11점차까지 뒤졌으며 4쿼터에서도 줄곧 끌려갔지만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전창진 감독은 자신의 홈 경기장이었던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곳에서 귀중한 1승을 추가할 수 있었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역시 한 수 가르침을 받았다"라고 말했으며 전창진 감독은 "(다른팀과 대결하는 느낌과) 똑같았다"라고 밝힌 뒤 경기 내용적인 부분에서만 어려움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KGC 김승기 감독과 KCC 전창진 감독. 사진=안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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