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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아산 김진성 기자] "카이저 승. 인정."
우리은행 외국선수 르샨다 그레이는 21일 삼성생명과의 시즌 첫 경기서 리네타 카이저에게 완패했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 게다가 예상 외로 카이저의 골밑 수비와 손질 능력이 좋았다. 그레이는 카이저와의 자리 싸움에서 밀리면서, 제대로 공을 잡지도 못했다. 3~4쿼터에는 경기체력이 떨어져 급격히 영향력이 떨어졌다.
위성우 감독은 24일 KEB하나은행과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카이저 승. 인정한다"라면서 "그레이가 1쿼터에 자꾸 막히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레이는 공격루트가 단순하다. 페이크도 많이 쓰지 않다 보니 카이저를 전혀 속이지 못했다.
그레이의 두 번째 매치업 상대는 하나은행 마이샤 하인스 알렌. 신장은 비슷한데, 활동반경은 마이샤가 확실히 넓다. 마이샤는 내, 외곽을 누비며 공격하고, 골밑에서 수비할 수 있는 언더사이즈 빅맨.
우리은행은 마이샤의 외곽 공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대신 골밑에선 그레이가 착실히 수비했다. 국내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초반 부진했다. 팔이 좋지 않은 박혜진, 부상 이나 대표팀 차출로 운동량이 부족한 최은실과 박지현, 김정은까지. 개개인의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
이런 상황서 그레이가 1쿼터에만 8점을 몰아치며 기세를 올렸다. 마이샤는 골밑에서 그레이를 쉽게 막지 못했다. 박혜진, 김정은이 그레이가 공격하기 쉽게 좋은 타이밍에 공을 넣어줬다. 다만, 하나은행은 이훈재 감독 부임과 함께 페이스가 급격히 올라간 모습. 트랜지션에 능한 고아라와 강계리를 축으로 계속 시도했다. 성공률이 높지 않았지만, 외복사근 부상으로 결장한 강이슬의 공백은 크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국내선수들만 뛰는 2쿼터에 우리은행의 높이가 낮은 걸 감안, 김지영, 고아라 등이 과감한 돌파를 선보였다. 이하은의 피딩도 돋보였고, 백지은도 김정은을 제법 잘 막았다. 이하은의 패스와 강계리의 컷인 득점, 김단비의 3점포가 인상적이었다. 우리은행은 좀처럼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29-31로 시작한 3쿼터. 흐름이 180도 바뀌었다. 일단 우리은행은 수비가 더욱 끈적했다. 강이슬이 결장하니 외곽 견제를 거의 하지 않았다. 마이샤와 국내 선수들의 돌파를 주로 막으며 수비를 좁혔고, 하나은행은 공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레이가 마이샤를 상대로 잇따라 골밑을 공략하며 스코어를 쭉쭉 벌렸다. 박혜진에게 스크린을 걸고 골밑으로 빠지며 받아 먹는 득점이 몇 차례 나왔다. 여기에 박혜진, 김정은, 최은실 특유의 스페이스를 넓게 활용하는 패스게임에 의한 중거리포가 곁들여졌다. 하나은행은 수비 응집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3쿼터 스코어만 24-7. 15점차로 벌어졌다.
4쿼터는 가비지타임이었다. 하나은행은 전혀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우리은행의 2대2에 안일하게 대응하거나, 스위치가 되지 않기도 했다. 박스아웃과 리바운드에서도 우리은행에 크게 밀렸다. 이환우 전 감독 시절, 기복 심한 모습이 연상됐다. 결국 우리은행의 75-49 완승.
우리은행은 첫 경기서 삼성생명에 충격패를 안았다. 임영희의 2대2 옵션이 사라지니, 볼 흐름이 둔화됐다. 그레이가 카이저에게 막히면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특유의 많은 움직임에 따른 미드레인지 공격, 그레이의 회복조짐이 있었다. 박혜진과 김정은이 그레이 활용법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확실히 예년에 비해 전투력은 떨어져 보인다. 2년차 박지현은 여전히 적응기다. 그러나 위성우 감독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에, 노련한 박혜진과 김정은이 중심을 잡으면 쉽게 무너질 전력도 아니다.
[그레이.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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