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은 역시 저력이 있다.
농구에도 '평균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 같다. 우리은행이 지난달 30일 KB전서 보여준 물 흐르는 듯한 그 경기력이 아니었다. 경기력 자체는 다소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신한은행이 2쿼터 중반까지 선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역시 저력이 있었다.
1일 인천 도원체육관. 객관적 전력이 처지는 신한은행이 2쿼터 중반까지 선전했다. 비키바흐가 르샨다 그레이와의 매치업서 밀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계속 점수를 주고 받았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김단비, 한채진, 김수연, 이경은 등 베테랑들의 활약이 양념처럼 가미됐다.
한채진은 김단비의 몫을 많이 덜어내고 있다. 직접 경기를 운영하거나 연계플레이에 가세한다. 김수연은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최은실을 상대로 좋은 연계플레이를 했다. 조금씩 출전한 이경은도 특유의 패스센스와 외곽포를 가동했다. 김단비는 전반에만 3개의 블록슛을 할 정도로 공수에서 공헌이 높았다.
정상일 감독은 2쿼터에 거의 지역방어를 가동했다. 국내 선수들을 비교할 때, 우리은행에 우위인 포지션이 없는 현실을 감안했다. 그런데 2-3 지역방어의 조직력이 제법 괜찮았다. 간격, 패스라인 차단 등 비 시즌 준비를 많이 한 모습. 우리은행이 2쿼터 중반까지 상당히 흔들렸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여전히 힘이 부족하다. 흐름을 장악할 때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2쿼터 6분47초전. 박혜진이 탑에서 3점포를 터트린다. 사실, 지역방어를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맨투맨과 똑같다고 생각하고, 스크린을 받아 공간이 생길 때 그대로 슛을 던지는 것이다. 스크린을 빠져 나오는 능력이 좋지 않은 김이슬의 약점까지 계산한 듯했다.
박혜진의 한 방이 터지면서, 신한은행이 급격히 무너졌다. 박혜진은 이후에도 절묘한 패스로 나윤정의 3점포를 도왔다. 김소니아는 크로스패스에 의해 나윤정의 코너 3점포를 도왔다. 슛이 좋은 나윤정인데, 신한은행은 골밑 수비자들이 코너를 체크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박혜진이 김정은의 3점포를 절묘하게 도왔다.
우리은행은 그렇게 최대 7점까지 뒤진 경기를, 전반 8점 리드로 마쳤다. 박혜진은 여전히 슛 감각이 좋지 않은 듯하다. 이날도 후반에 박혜진의 야투 적중률은 좋지 않았다. 팔에 부상도 있었고, 국가대표팀에서의 부진으로 스트레스도 적지 않게 받았다는 후문. 그러나 특유의 활동량으로 김이슬 등 상대 가드진을 잘 묶었다. 신한은행은 김단비를 박혜진에게 붙이기도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WKBL에서 경기흐름을 가장 잘 읽고 1대1 혹은 2대2, 3대3 세트플레이로 풀어내는 역량은 탑 클래스다. 최근 그레이의 득점력이 오른 건, 박혜진과의 2대2 옵션이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최근 타 구단 한 지도자는 "박혜진이 임영희 코치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2대2 전개를 잘 하는 가드다. 스크린을 받고 들어가는 타이밍을 알고 공을 내준다. 슛이 조금 들어가지 않는 것 같은데, 그래도 역시 좋은 선수"라고 했다.
5분5초전 김이슬의 3점포로 5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김이슬은 4분1초전 결정적 패스 미스를 범했다. 우리은행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김정은의 절묘한 패스에 의한 박혜진의 돌파. 박혜진은 이후 시간을 충분히 사용하는 등 철저한 탬포바스켓을 펼쳤다. 13초전 절묘한 스텝으로 자유투를 얻으며 직접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리드를 지키며 69-63 승리. 그레이가 가장 많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경기흐름을 보면 결국 박혜진이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우리은행의 저력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시즌보다는 확실히 짜임새가 생겼다. 정상일 감독이 김수연, 한채진, 이경은 등 베테랑 활용법을 잘 알고 있다. 적재적소에 투입하면서, 팀의 약한 고리를 절묘하게 메워내고 있다. 졌지만, 맥 없이 무너진 과거의 모습은 아니었다.
[박혜진.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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