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케빈 듀란트야?"
DB 빅맨 치나누 오누아쿠의 기량은 생각보다 좋다. 2016년 NBA 드래프트 2라운드 37순위로 휴스턴 로케츠의 지명을 받았다. 이후 G리그서 꾸준히 활약하며 풀타임 빅리거를 꿈꿨다. 올 시즌 일라이저 토마스의 대체선수로 DB에 합류했다.
오누아쿠의 장점은 스피드와 활동량이다. 수준급 기동력으로 트랜지션 공격에 능하다. 활동량이 풍부해 외곽수비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 골밑에서 버텨내는 수비 역시 상당히 좋다. 여러모로 쓰임새가 높다. 이상범 감독도 오누아쿠의 팀 공헌은 확실하게 인정한다.
문제는 세트오펜스다. 기술이 투박하다. 3점슛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오픈찬스가 아니면 적중을 기대하기 어렵다. 풍부한 활동량을 살려, 동료의 패스를 받아먹는 게 가장 좋다. 그런데 최근 오누아쿠의 세트오펜스에서의 움직임은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리바운드를 잡고 직접 무리하게 상대 코트까지 치고 들어가거나,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외곽슛, 화려한 패스에 신경 쓴다. 팀의 공격밸런스를 깨면서, 상대에 역습의 빌미를 내준다. 특히 DB 공수를 컨트롤 하는 윤호영이 발등 부상으로 빠지면서, 오누아쿠의 이런 약점은 극대화된다.
이 감독은 9일 오리온전을 앞두고 "케빈 듀란트야? 듀란트가 아닌 샤킬 오닐이 되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그 누구보다 선수의 개성을 존중한다. 오누아쿠에게 3점슛을 쏘지 말라고 한 적도 없고, 어시스트를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강백호 자유투' 역시 존중한다.
일정 부분 이해도 했다. G리그서 NBA로 가기 위해 외곽공격 연습, 어시스트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는 후문이다. 이 감독은 "G리그서 인&아웃 공격을 모두 하려는 습관을 들였으니, 여기에 와서 갑자기 쉽게 고치지 못하는 것도 이해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중요한 건 기본이고, 경기흐름이다. 트리플포스트에서 오누아쿠의 외곽공략은 중요한 옵션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윤호영이 이탈하면서 더블포스트도 사실상 폐기했다. 김종규와 오누아쿠의 더블포스트는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한 듯하다. 특히 김종규는 최근 발 뒷꿈치가 좋지 않아 출전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때문에 오누아쿠가 홀로 골밑을 지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종규와 함께 뛸 때, 김종규가 외곽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오누아쿠는 착실하게 골밑을 지키며 빅맨의 기본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우선 리바운드와 스크린, 골밑에서의 받아 먹는 득점, 자유투 등이 중요하다.
이 감독이 오누아쿠에게 듀란트가 아닌 오닐을 원한 이유다. 그는 "일단 기본적인 걸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DB는 잘 나가다 윤호영의 공백으로 3연패에 빠졌다. 오누아쿠의 좀 더 내실 있는 활약이 필요하다. 팀 상황을 떠나 훗날 크게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이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오누아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