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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갑자기 한 게 아니라 미리 준비했다."
삼성은 11월 들어 6승1패로 잘 나간다. 중위권 판도를 흔드는 주인공이다. 17일 KCC마저 잡고 4연승했다.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다 단독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기본적으로 올 시즌 외국선수 최고몸값(46만달러)의 닉 미네라스가 임팩트를 발휘한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경기를 보면, 중요 순간마다 가동되는 빅 라인업이 꽤 위력적이다. 델로이 제임스가 1번을 보고, 이관희, 김동욱, 장민국, 김준일으로 구성된다. 문태영도 백업으로 활용한다. 임동섭도 부상에서 회복하면 쓸 수 있다. 이상민 감독은 "갑자기 한 게 아니다. 미리 준비했다"라고 했다.
사실 미네라스가 개막 직전 부상으로 1개월 정도 쉬었다. 때문에 시즌 초반 미네라스의 경기력을 올리기 위해 제임스보다 미네라스의 기용 빈도가 높았다. 그러나 미네라스가 2라운드 들어 몸 상태를 올리고 서서히 KBL에 적응하면서, 이 감독의 빅 라인업 활용빈도도 높아졌다.
미네라스의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더구나 삼성 토종 가드진의 경기운영은 다소 불안하다. 개개인의 수비력이 좋은 수준도 아니다. 즉, 빅 라인업을 통해 미네라스의 체력을 아끼고, 가드진 약점을 절묘하게 메우고, 수비력도 끌어올렸다. 제공권 향상은 말할 것도 없다.
패스와 경기운영에 능한 제임스가 있다. 빅 라인업을 염두에 둔 영입. 김동욱의 최근 컨디션도 괜찮다. 4번 수비를 하면서 공격에선 2번을 할 수 있다. 제임스와 김동욱 위주로 공을 돌리면서, 이관희와 장민국이 내, 외곽으로 스페이스를 벌리며 찬스를 잡는다. 제임스나 이관희는 속공 전개에 능하다. 트랜지션도 밀리지 않는다. 빅맨 김준일도 있다. 타 구단 한 감독은 "김준일이 리바운드와 블록슛을 해주는 게 크다"라고 했다.
또한, 제임스가 상대 장신 외국선수를 어느 정도 막아내면서, 골밑 수비약점까지 보완한다. 스위치를 해도 거의 미스매치가 나지 않으면서, 내, 외곽 모두 잡는다. 결국 빅 라인업의 득실마진은 상당한 수준이다.
아직 빅 라인업의 위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한 팀은 없었다. 16일 전자랜드전의 경우 미네라스가 3쿼터까지 28점을 뽑아내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4쿼터 승부처에 미네라스의 체력이 떨어졌다고 판단, 과감히 빅 라인업을 가동하며 승리를 따냈다. 제임스가 경기 막판 매끄럽게 경기를 운용했고, 머피 할로웨이까지 잘 막았다. 할로웨이의 4파울을 유도하는 지능적인 돌파도 돋보였다. 17일 KCC 역시 4쿼터에 삼성 빅 라인업을 극복하지 못하고 치명적인 역전패를 안았다.
이 감독은 "리바운드와 외곽 수비가 강점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빅 라인업과 스몰라인업은 서로 장, 단점이 있다. 결국 빅 라인업은 스몰라인업의 활동량에 밀린다. 이 감독이 경계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그는 "제임스가 공을 끄는 습관이 있다. 잘 풀리지 않을 때 국내 선수 모두 서 있게 된다. 개인플레이를 하기도 한다. 보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제임스는 "빅 라인업은 수비에서 효과가 있다. 스위치를 해도 어느 쪽이든 미스매치가 나지 않는 게 크다. 공격에선 잔 실수가 한, 두 번씩 나온다. 경기를 치르면서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설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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