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벤투호가 이번에도 ‘우리축구’만 했다. 상대가 누구건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겠다던 벤투의 철학은 브라질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0-3으로 패배했다. 앞서 레바논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한국은 브라질에 패배하며 11월 A매치 2연전을 1무 1패로 마감했다.
축구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건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휘말리지 않고 경기를 지배하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강팀에도 쉽지 않은 미션이다. 설령 선수비 후역습을 콘셉트로 잡은 팀들도 똑같은 패턴을 계속하긴 어렵다. 그런데 벤투 감독은 레바논 원정에서도, 브라질전에서도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했다. 팀 내부적으로 어떤 변화를 추구했는지 모르겠지만 밖에서 보기엔 ‘주세종’ 빼곤 큰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웠다.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경기 전 베스트11을 공개하며 사실상 벤투 감독이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제공했다.
쿠티뉴가 선발로 복귀하고 산드루 대신 로디가 왼쪽 풀백으로 나선 브라질은 ‘비대칭 전술’을 가동했다. 왼쪽 윙어인 쿠티뉴가 중앙으로 자주 들어오면서 생긴 측면 공간을 로디가 전진하는 형태다.
이러한 전술적인 움직임에 한국의 오른쪽 풀백 김문환은 경기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쿠티뉴가 자주 자리를 벗어나면서 경기 초반 김문환은 자신이 쿠티뉴를 쫓아야할지, 로디를 쫓아야할지 잘 모르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브라질은 선제골은 바로 이 곳에서 나왔다. 쿠티뉴가 김문환을 유인하며 로디에게 공간을 열어줬고, 로디의 크로스를 파케다가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는 건 매우 용감한 결정이다. 그러나 국제 무대에서 브라질 같은 강팀을 상대할 때는 상대에 따른 맞춤 전술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이는 감독의 전술적인 디테일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브라질을 견제할 전술적인 장치를 하지 않고, 선수들이 우리 스타일대로만 움직이길 원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3실점을 했다. 또 3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