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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인공지능 공부는 너무 못해서 점점 격차가 늘어나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인공지능과 우연히 두게 됐는데 50집 정도 지는 것 같더라. 너무 강한 것 같아서 고민 중"이라는 이창호 9단.(12월17일, 맥심배 추첨 현장서 엄살)
NHN이 자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HanDol(한돌)’이 이세돌 9단의 마지막 대국 상대로 나선다.
NHN은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인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이 이달 18일, 19일, 21일 3차례 열린다고 3일 밝혔다.
프로기사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 9단의 마지막 대국 상대는 인공지능으로 밝혀졌다.
NHN은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으로 펼쳐질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이하 이세돌vs한돌 대국)'의 주최 및 주관사로 참여한다고 4일 밝혔다. NHN은 자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HanDol(한돌)'을 이세돌 9단의 대국 상대로 제공한다.
이세돌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 한국기원]
NHN과 K바둑, SBS가 주최, 주관하는 이세돌vs한돌 대국은 총 3국에 걸쳐 진행된다. 오는 18일과 19일 오후 12시에 양재 도곡타워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두 차례 대국이 열린다. 마지막 3국은 이세돌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21일(토) 오후 12시에 펼쳐질 예정이다.
K바둑과 SBS, '한게임 바둑'은 전체 대국을 생중계 할 계획이다. K바둑과 '한게임 바둑'은 3국 모두 오후 12시부터 대국 종료 시까지 생방송을 실시한다. SBS의 경우 1, 2국은 12시 10분부터, 3국은 오후 1시 30분부터 방송한다.
이세돌 9단에 맞설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 프로그램이다.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서비스하며 축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했다. 다양한 대국 데이터를 학습하며 꾸준히 기력을 발전시킨 결과, 현재는 국내외 프로기사의 실력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했다.
한돌은 올해 1월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을 달성했다. 8월에는 '2019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AI) 바둑대회'에 참여해 처음으로 참가한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 달성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NHN 측은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 상대로 '한돌'을 제공하게 된 점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국내 바둑 산업에 의미를 남길 뜻 깊은 대국이 펼쳐질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토종 기술로 개발한 한돌을 통해 국내 바둑 시장 저변 확대와 AI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먼저 두 번의 대국은 서울 양재 도곡타워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마지막 3국은 이세돌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마련된다. K바둑과 SBS, 한게임 바둑은 전체 대국을 생중계할 계획이다.
이세돌 9단에 맞설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 프로그램으로, 1999년부터 NHN이 ‘한게임 바둑’을 서비스하며 축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한돌은 올해 1월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톱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했다. 8월에는 ‘2019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AI) 바둑대회’에 참여해 처음으로 참가한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 달성하기도 했다.
NHN 관계자는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 상대로 ‘한돌’을 제공하게 된 점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국내 바둑 산업에 의미를 남길 뜻 깊은 대국이 펼쳐질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토종 기술로 개발한 한돌을 통해 국내 바둑 시장 저변 확대와 AI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VRXIZWMMV
1324승 3무 577패 (승률 69.6%) 조훈현 49세10개월 2002년 제7회 삼성화재배 우승(2연패)
'풍운아' 이세돌(36) 9단이 전격 은퇴했다.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팬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19일 한국기원에 프로기사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미 한국기원 기사회에 탈퇴서를 냈던 이세돌 9단은 이날 프로기사 사퇴서도 제출하면서 프로기사 활동을 마감했다.
이세돌(36) 9단이 바둑계에서 은퇴했다.
이세돌 9단은 19일 한국기원에 프로기사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미 한국기원 기사회에 탈퇴서를 냈고, 이날 프로기사 사직서도 제출하면서 활동을 마감했다.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 주최 각종 기전에 참가할 수 없다. 사실상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무대 활동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세돌의 사직서는 사무총장과 총재의 결재를 거쳐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입단한 이세돌은 독특한 착상과 전투적 기질로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기사다. 하지만 가감없는 자기주장과 일인자로서의 자존심을 배경으로 바둑계 기성 질서에 도전하는 등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승4패를 기록해, 공식전에서 인간이 기록한 유일한 1승의 주인공으로 남았다.
이세돌 9단은 풍운아적 기질을 갖추고 있다. 프로 3단 시절인 1999년에는 한국기원의 승단대회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포했고, 결국 굴복한 한국기원이 2003년부터 우승 기록이나 대국 전적을 승단심사에 반영하는 식으로 제도를 바꿨다. 2009년에는 국내 최대의 한국바둑리그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기원이 “랭킹 10위까지는 반드시 한국바둑리그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항을 만들기도 했다. 각종 기전의 개·폐막식에 기사가 의무적으로 참가하고, 대국 개최 장소와 시간 등 정해진 일정표를 준수해야 한다는 규정도 이세돌 9단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반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프로기사들의 모임인 기사회를 상대로 그동안 공제해 간 상금의 일부(3~5%)를 돌려달라며 법적 소송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에는 기사회에 탈퇴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자의 상금의 일부를 재원으로 충당해온 기사회 입장에서는 반감도 많았다. 한국기원도 올해 “프로기사로 입단하면 기사회 회원이 되고, 기사회 회원만이 기전에 출전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바둑계 관계자는 “이세돌 사범이 워낙 자존심이 강하다. 승부욕이 강한데 최근 랭킹이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일인자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ports/baduk/917648.html#csidx3f4f0483110163e9006f87231dd2bfd
이세돌(36) 9단이 11월 19일자로 전문기사직을 사퇴했다.
1995년 7월 71회 입단대회에서 조한승 9단과 함께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이세돌 9단은 24년 4개월간의 현역 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1983년 전남 신안군 비금도 태생인 이세돌 9단은 2003년 입신(入神·9단의 별칭)에 등극했다.
2000년 12월 천원전과 배달왕기전에서 연속 우승하며 타이틀 사냥을 시작한 이9단은 3단 시절인 2002년 15회 후지쓰배 결승에서 유창혁 9단을 반집으로 꺾고 우승하면서 세계대회 최저단 우승 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현역 생활을 하면서 18차례의 세계대회 우승과 32차례의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 공식 상금 집계로 98억 원에 가까운 수입을 벌어들였다.
2000년 76승을 올려 한국기원 최다승의 주인공이 되면서 최우수기사상을 획득한 이9단은 통산 8차례의 MVP, 4번의 다승왕과 연승왕, 3번의 승률왕에 올랐다.
특히 2014년 구리 9단과의 10번기에서 6승 2패로 승리했고,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결해 1승 4패로 패했지만, 알파고를 상대로 인류 최초의 1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세돌 9단의 은퇴로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모두 366명(남자 299명, 여자 67명)이 됐다.
이세돌〈사진〉이 인공지능(AI) '한돌'과 두는 은퇴 기념 3번기에서 기본 대국료 1억5000만원에 1승 때마다 승리 수당 5000만원을 추가로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돌이 3국을 모두 이기면 총액이 3억원에 이르고, 1승도 못 올리면 기본 대국료 1억5000만원에 그치는 셈이다.
첫판은 이세돌이 두 점을 미리 깔고 7집 반 덤을 부담하고, 이후 승패에 따라 한 점을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이다. 바둑계에선 1국의 조건으로 이세돌이 이기긴 어렵고, 3점 또는 4점 치수로는 이세돌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18일과 19일의 1·2국은 이번 행사 스폰서인 헬스케어 그룹 '바디프렌드' 서울 본사에서, 3국(21일)은 이세돌의 고향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다. SBS와 한국바둑방송(K바둑)에서 중계한다. NHN이 개발한 '한돌'은 지난 8월 중신증권배 세계 AI 오픈에서 3위에 입상한 바 있다.
현역프로기사에서 은퇴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한돌과 '치수고치기'로 마지막 대국을 한다.
이세돌은 18일과 19일, 21일에 걸쳐 세 차례 서울과 전남 신안에서 NHN의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대국을 벌인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 초읽기 1분 3회이며, 대국은 3번기 치수고치기로 진행된다.
한국기원 바둑 용어 설명에 따르면, 치수고치기는 '두 대국자 사이의 기력 차이를 조정하기 위해 두는 바둑'으로, 대국 결과에 따라 정해진 규칙에 의해 치수를 조정하는 것이다.
치수는 실력의 차이를 나타내는 돌의 수다. 실력이 약한 쪽이 바둑을 두기 전에 미리 바둑판 위에 깔아놓는 돌의 수가 치수다.
이세돌은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대국할 때 치수 없이 호선(맞바둑)으로 대결해 1승 4패를 기록했다.
한돌과의 대결에서는 이세돌이 흑을 잡아 두 점을 깔고 시작한다.
이는 한돌이 이세돌보다 실력이 높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국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K바둑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실력 차가 있다. 이세돌 9단과 협의해서 두 점 접바둑으로 대국을 시작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단, 한돌은 덤 7집 반을 받는다. 보통 인간 사이의 접바둑에서는 덤이 없지만, 인공지능은 프로그램 세팅 상 무조건 덤 7집 반을 받게 돼 있다.
바둑은 먼저 두는 흑이 조금 더 유리하다. 백에게 이를 보상해주기 위해 덤을 제공한다.
1국에서 이세돌이 이기면, 2국에서 이세돌과 한돌은 호선으로 정면 대결을 한다.
2국에서도 이세돌이 승리하면, 3국에서는 한돌이 흑을 잡고 두 점을 먼저 깐다. 이세돌의 우위가 인정된 상태에서 대국을 시작하는 것이다.
반면, 이세돌이 1국에서 패하면 2국에서는 이세돌이 흑번을 유지한 채 석 점을 깐다. 2국에서도 지면 이세돌은 3국에서 돌 네 개를 깔고 시작한다.
이세돌이 1국에서 승리하고 2국 호선에서는 패한다면, 3국은 다시 이세돌이 두 점 먼저 두는 접바둑으로 돌아간다.
이세돌은 "두 점을 깔고 두는 첫판은 아마도 내가 질 것 같다"며 "최강의 기사라면 인공지능과 두 점 바둑으로 해볼 만하다. 석 점은 아닐 것이다. 호선에서는 사람이 못 이긴다"라고 예상한 바 있다.
알파고에 승리를 거둔 유일한 인간 기사인 이세돌이 한돌을 상대로도 극적인 승부를 만들지 주목받고 있다.
정상급 바둑 기사와 인공지능의 실력 차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도 이번의 대국의 의미다.
이세돌은 1억5천만원의 기본 대국료를 받고, 1승을 할 때마다 5천만원의 승리 상금을 받는다. 예를 들어 이세돌이 한돌에 3전 전승을 거둔다면 3억원, 2승 1패로 승리하면 2억5천만원, 1승 2패로 지면 2억원을 가져간다.
기사 은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9단의 친형으로 매니저 역할을 맡아온 이상훈(44) 9단은 18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세돌 9단이) 더 이상 기사 직을 유지하는 것이 무의미해 은퇴를 서두르기로 했다. 이르면 이번 주중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세돌은 지난 3월 기사 사직 의사를 한 차례 밝힌 바 있다. 중국 커제 9단과 겨룬 '3·1운동 100주년 기념 대국'서 완패한 직후 회견에서 "올해 말~내년 초 사이에 프로기사 직을 내려놓을 생각"이라고 했었다. 은퇴 시점이 당시 계획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진 데는 한국기원과의 오랜 불화가 한몫했다.
이세돌이 이르면 이번 주에 프로기사직을 떠난다.
이세돌이 이르면 이번 주에 프로기사직을 떠난다. 전성기에 비해 내리막길에 접어든 아쉬움에 한국기원과의 불화가 겹쳐 당초 예정보다 사직을 서둘게 됐다. /한국기원
이 9단은 프로기사회가 권한을 남용하고 적립금을 부당하게 뗀다며 2016년 5월 기사회 탈퇴를 단행했었다. 한국기원은 이 문제를 3년 넘게 미루다 새 집행부가 들어선 직후인 지난 7월 이사회를 소집, "본원 주최 기전엔 기사회 소속 기사만 참가할 수 있다"는 내용의 새 정관을 통과시켰다. 이미 은퇴를 공언한 이세돌의 발을 묶어버린 것이다.
이상훈 9단은 "세돌이는 당초 성적 하락에 따른 개인적 아쉬움으로 은퇴를 생각했던 건데 대국이 아예 불가능해져 그 시기를 앞당기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세돌의 공식전 기록은 7월 30일 박영훈과의 바둑왕전 대결 이후 4개월째 공란 상태다.
양측은 이세돌 은퇴 후에도 적립금을 둘러싼 법적 공방을 계속할 전망이다. 적립금은 이세돌이 기사회를 탈퇴한 뒤 한국기원이 기사회의 요청에 따라 이세돌에게 지급하지 않고 보관해온 상금 공제액을 뜻한다. 약 3200만원 규모로 알려졌다.
1995년 입단한 이세돌은 사반세기 동안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스타 기사였다. 그의 은퇴는 한국 바둑이 배출한 최고 '풍운아'의 퇴장을 의미한다. 변화무쌍한 착점 못지않게 언행도 항상 화제를 부르곤 했다. 특유의 직설적 화법과 외골수 행동으로 그에 대한 찬사와 비판은 항상 평행선을 달렸다.
초년병이던 2000년 이미 32연승을 내달렸던 그는 3단 시절엔 대선배들을 제치고 최우수기사로 선정, 승단대회 폐지를 이끌었다. 2009년엔 바둑리그 불참 등의 사유로 동료 기사들이 자신의 징계를 결의하자 6개월간 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2014년엔 라이벌 구리와의 10번기가 지구촌을 달궜고, 6승 2패로 승리한 그는 상금 500만위안(약 8억5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2016년 3월엔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결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개막 전 예상과 달리 1대4로 패했지만, 그 1승은 인류가 AI에 거둔 사실상의 마지막 승리로 남았다.
40살도 안 된 나이의 '은퇴'는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도 곤혹스럽다. 바둑은 80~90대까지도 현역 프로로 활동하는 '전 연령대 게임'이기도 하다. 길지 않은 기간 무려 50회 우승, 국제대회만 18번을 정복한 극강의 자존심이 최근의 하락 곡선을 견뎌내지 못했 다(현재 한국랭킹은 14위). 여기에 소속 집단과의 불협화음이 그의 '퇴장'을 부채질했다.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 이상훈 9단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는 다니는데 바둑 쪽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세돌이의 무남독녀 외동딸이 현재 서울 소재 국제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어서 일가족의 외국 진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
'인류 대표 기사' 이세돌(36) 9단이 세계 바둑 무대를 주름잡던 시절에 남긴 말이다.
그랬던 그가 "이길 수 없는 존재가 있다"며 바둑돌을 내려놓았다.
이세돌이 현역 은퇴했다. 이세돌은 지난 19일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24년 4개월간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이세돌은 12세이던 1995년 7월 입단한 후 18차례 세계대회 우승, 32차례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국의 간판 바둑기사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벌이면서는 한국을 넘어 인류를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밝은 미소의 이세돌[연합뉴스 자료사진]
◇ 알파고 이긴 유일한 인간, 알파고 때문에 은퇴 결심
은퇴 후 두문불출하던 이세돌을 25일 서울 중구 충정로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은퇴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나오니, 미친 듯이 해서 다시 일인자가 돼도 제가 최고가 아니더라. 내가 지독하게 해도 컴퓨터에 밀린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일인자가 돼도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존재가 있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인공지능의 벽을 느껴 프로기사 타이틀을 벗었다. 그런데 이세돌은 인공지능 알파고를 이긴 최후의 인간으로 남아 있다.
2016년 3월 13일 알파고와의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5번기 4국에서 18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알파고는 컴퓨터 스크린에 '기권(resigns)' 메시지를 띄우며 항복을 선언했다.
이세돌의 백 78수가 알파고를 무너뜨렸다. 중앙 흑 한 칸 사이를 끼우는 묘수였다. 알파고는 마치 당황한 듯 악수를 거듭했고, 형세는 순식간에 이세돌 쪽으로 기울었다.
78수는 기계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고 있었던 인간에게 희망을 안긴 '신의 한 수'였다.
그런데 이세돌은 78수에 대해 "꼼수죠, 뭐"라며 의외의 답변을 했다.
이세돌은 "정확히 받으면 안 되는 수였다. 지금도 '절예'(중국의 바둑AI)에서 그런 버그(오류)가 일어난다. 절예가 사람에게 두 점 바둑에서 잘 안 지는데, 질 때는 묘하게 진다. 버그다"라며 78수가 버그 때문에 신의 한 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4국에서 극적인 '인간 승리'가 나오기 전, 이세돌은 앞서 열린 1∼3국에서 알파고에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이세돌은 "댓글을 잘 안 보는데, 유일하게 알파고에 3연패를 하고서는 댓글을 찾아서 봤다. 얼마나 욕을 먹고 있나 궁금해서 봤는데, 생각보다 욕을 잘 안 하시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세돌은 챌린지매치 전야제 행사에서 패배를 직감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느낌이 이상하더라. 구글 딥마인드 사람들이 너무 자신 있어 하더라. 이미 내가 져 있는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에서 이세돌은 1승 4패로 졌다.
2016년 프로기사회와 갈등 겪은 이세돌. 사진 오른쪽은 양건 전 프로기사회장[연합뉴스 자료사진]
◇ 은퇴 재촉한 한국기원·기사회 갈등…"모난 돌이 정 맞는 것"
한국기원, 프로기사회와의 갈등도 이세돌의 은퇴 결심에 영향을 줬다.
이세돌은 2016년 5월 '기사회가 권한을 남용하고 적립금을 부당하게 뗀다'는 이유로 기사회를 탈퇴했다.
지금은 한국기원에 적립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며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2009년에는 한국바둑리그에 불참하고 중국리그에 참가하려고 했다가 한국기원이 징계를 내리려고 하자 6개월간 휴직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세돌은 "2009년 일본기원에 들어가는 것을 고민한 적도 있다"며 "하지만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 문제여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곳에서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세돌은 "지난해 은퇴할 생각이었다. 작년이 마지막 승부를 겨뤘던 해였다"며 "그런데 사람이니 은퇴하는 게 쉽지 않더라. 미련이 생기더라. 정리라도 깔끔하게 하고 끝내자는 생각에 올해까지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기원이 지난 7월 '기사회 소속 기사만 한국기원 기전에 참가할 수 있다'는 규정을 새로 만들면서 이세돌은 어느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이세돌은 제대로 정리도 못 한 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인공지능의 벽 때문에 은퇴를 결심한 이세돌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공지능과 은퇴 기념 대국을 벌일 예정이다.
다음 달 국산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이세돌의 '치수 고치기' 이벤트 대국이 추진되고 있다.
첫판은 두 점을 깔고 두고, 대국 결과에 따라 치수를 조절한다. 이세돌과 한돌의 실력 차이를 정확히 판단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세돌은 "두 점을 깔고 두는 첫판은 아마도 내가 질 것 같다"며 "요즘 바둑 뉴스도 제대로 보고 있지 않다. 은퇴까지 했는데 편하게 두고 싶다. 물론 두면 최선을 다하겠지만"이라고 했다.
2019년 3.1절 기념대국을 펼친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사이버오로 제공]
◇ "구리는 좋은 친구. 커제는 귀여워"
자신의 은퇴 소식에 SNS에 "너의 미래에 건배"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중국의 구리(36) 9단과의 추억도 꺼냈다.
'동갑내기 라이벌' 이세돌과 구리는 2014년 10번기를 벌이기도 했다. 결과는 6승 2패를 거둔 이세돌의 승리였다.
이세돌은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좋은 친구였다. 10번기는 제가 자신 있어서 한다고 했다. 중국에서 열려서 구리가 질 것 같았다. 귀찮은 행사에 많이 불려 다녔을 거다"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커제(22) 9단에 대해서는 "저와 나이 차이가 크게 난다. 커제는 되게 귀엽다"라며 웃었다.
5살에 아버지 고(故) 이수오 씨에게 처음 바둑을 배운 이후 평생 바둑만 둔 이세돌은 자신의 바둑 지론에 대해 "나는 감각으로 둔다. 오래 뒀으니 대충 감으로 때리는 거다. 수를 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세돌은 "양자택일 문제가 나오면, 그때에는 둘 중 어느 수가 좋다고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런데 바둑이 끝나려면 50∼60수는 더 둬야 한다. 경우의 수가 한도 없이 늘어난다. 감으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수 앞은 못 보는 게 맞다"고 했다.
1988년. 단기필마로 일본과 중국 등 세계최고의 기사들을 차례로 쓰러뜨리고 잉창치배 초대왕좌에 올랐던 조훈현은 한국바둑의 위상을 국내외에 한껏 드높인 선구자였다.
1992년. 16세6개월 홍안의 소년 이창호는 동양증권배에서 당대 최고의 기사인 린하이펑을 꺾고 최연소 세계챔피언이 됐다. 역대 최다 우승자이기도한 그의 최연소 우승 기록은 27년째 철옹성이다.
2016년. ‘바둑은 기계가 인간을 이길수는 없다’는 오래된 신념이 공개적으로 무너진 해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인간을 상대로 5번기를 벌였다. 그 상대는 세계최고의 수읽기와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 이세돌이었다. 이들의 대결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바둑에 전혀 관심없던 국내의 젊은 세대에게도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최종전적 4승1패로 알파고의 완승이었지만, 이세돌이 거둔 1승은 알파고가 공식적으로 인간에게 당한 유일한 패배였다. 당시 이세돌의 神手가 나오자 알파고가 버그를 일으키며 헛수를 두는 장면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조훈현 이창호에 이어 한국바둑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세돌의 존재감은 이때 정점에 달했다.
그 이세돌이 은퇴를 선언하고 棋界를 떠난다.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사인 그는 한국기원, 프로기사회를 상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왔고, 창의적이면서도 공격적인 바둑스타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제 겨우 36세다. 그의 은퇴선언은 놀라우면서도 안타깝다. 특히 이세돌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당한 패배, AI를 넘어설 수 없을거라는 허무함’을 은퇴결심의 이유로 들었다. 바둑은 두명의 상대가 만들어내는 예술이자, 인간의 영역으로 여기며 노력해왔던 이세돌로서는 기계가 바둑의 최고수가 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세돌은 이달 중 국내의 AI 한돌과 3번기를 은퇴기념대국으로 택했다. 치수고치기이며 이세돌이 두점을 깔고 시작한다. AI때문에 은퇴결심을 하면서 마지막 상대를 AI로 정한 것도 이세돌답다.
김성진 선임기자/withyj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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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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