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어느덧 5번째 유니폼이다.
KT 위즈는 21일 "SK 와이번스로부터 허도환과 현금 2억원을 받고 내야수 윤석민을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라고 발표했다.
포수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자원이 한정적이다. 또한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때문에 다른 포지션이라면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다른 팀의 선택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허도환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1984년생인 허도환은 단국대 졸업 뒤 2007년 두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두산에서의 1군 경력은 2007년 1경기가 전부였다.
이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전성기를 누렸다. 2012년 94경기, 2013년 116경기, 2014년 93경기에 나서며 주전급 포수로 활약했다.
2015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뒤에는 입지가 좁아졌고 2017시즌에는 30경기 출장에 그쳤다.
다시 한 번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2017시즌 종료 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SK 선택을 받은 것.
물론 SK 이적 이후에도 일이 쉽게 풀리지는 않았다. 2018시즌에는 이재원은 물론이고 이성우에게도 밀려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1군 출장수는 단 23경기에 불과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한국시리즈 6차전이 13회까지 가는 연장 혈투로 펼쳐졌고 우승 순간 그라운드에 있던 포수는 다름 아닌 허도환이었다. 모든 포수의 꿈인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투수와 포옹하는 장면을 '3번째 옵션 포수 시절'에 이룬 것.
2019시즌에는 입지를 넓혔다. 이성우가 떠난 자리를 메우며 백업 포수 역할을 수행했다. 백업인 관계로 56경기 출장에 만족했지만 엔트리에서 빠진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또 타율은 .127에 그쳤지만 포수 본연의 역할인 수비는 충실히 해냈다.
허도환 개인적으로 본다면 2020시즌에는 백업 역할도 장담할 수 없었다. KIA 타이거즈 시절에는 주전급으로 활약한 이홍구가 군 복무를 마친 뒤 소속팀에 복귀했기 때문. 또 2015년 1차 지명 선수인 이현석도 있었다.
때문에 이번 트레이드는 허도환에게도 긍정적이다. KT는 전날 2차 드래프트에서 이해창을 한화 이글스에게 내줬다. 주전 포수 장성우 외에 안승한, 이준수 등이 있지만 그의 경험을 따라갈 수는 없다.
KT 역시 "1군 포수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베테랑이자 즉시 전력감인 허도환을 영입하게 됐다"라며 "풍부한 경험과 경기운영 능력, 안정감 있는 수비를 갖춘 허도환은 투수들을 잘 리드하고 젊은 유망주 포수들에게 좋은 멘토가 돼 팀 전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신고선수 입단부터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그리고 다시 한 번 트레이드까지. 팀을 옮긴 방법도 여러가지다. 하지만 그만큼 허도환을 필요로 했던 곳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허도환은 SK에서의 2년이란 기간 동안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며 또 다시 다른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허도환이 언제나 그랬듯, 5번째 팀 KT의 기대에도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에서 KT로 트레이드 된 허도환.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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